러시아 정부는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와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가 제29차 정례 회담을 한 결과라며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회담 자체는 전날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진행됐다.
리창 중국 총리와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29차 중러 정상 회담 후 서명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성명은 “양자 무역과 투자, 각종 거래에서 양국 통화(루블 및 위안화)의 결제 비중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 금융 실무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며 “양국에 대리 계좌를 트고 은행 지점·자회사 설립 등을 위한 지급 및 결제 인프라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국의 자산과 재산을 압류하는 것에 대해선, 피해국이 보복 조처를 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합의 내용은 완전히 새로운 건 아니다. 그간 서방의 여러 제재에 공동 대응해온 중·러 양국이 대응책을 보다 강화한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는 물론 동결된 자산의 압류 등 여러 관련 조치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역시 전략 경쟁 중인 미국으로부터 고율의 관세, 첨단 기자재 금수 조치 등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성명은 “시장 경쟁을 약화하고 글로벌 생산·공급망을 무너뜨리는 일방적인 차별 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양국 간 에너지 협력도 가속할 방침이다. 화석연료(석유·천연가스·석탄)의 탐사에서부터 운송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서 협력하고 신규 석유·가스관 건설 및 운영도 지원키로 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중·러는 몽골을 경유하는 ‘시베리아의 힘(Power of SiberiaㆍPOS) 2’ 가스관 신설 문제를 공급 가격 문제로 아직 매듭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몽골 정부는 중·러 간 합의가 지지부진하다는 이유로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를 2028년 이후로 미뤄놓은 상태다.
이 때문에 공동성명 문구 그대로 중·러가 협력할 수 있을진 미지수란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기관 연구원은 “자국 이권과 연동된 사업들은 실제 협력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서방에 보여주기 식으로 선언적인 협력 과제를 나열하는 느낌도 없진 않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