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3 (금)

월즈 “4쿼터 공격 상황… 우리는 달려나갈 것” [2024 미국 대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민주 전당대회 사흘째

풋볼 코치 출신… 제자들도 등장해 지지

“해리스 우리 삶 개선·자유 위해 싸울 것”

클린턴 무대 올라 “트럼프보다 내가 젊다”

펠로시 “바이든 공정한 미국” 치켜세워

스티비 원더·오프라 윈프리 깜짝 등장

“미래에 대한 달콤한 희망 해리스 선택”

“나는 이렇게 큰 연설은 잘 안 해봤어요. 하지만 나는 응원(pep talks)은 많이 해봤습니다.”

세계일보

미국 민주당 대선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가 21일(현지시각)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DNC) 3일 차 연사로 나서 연설하고 있다. 월즈 주지사는 "미국 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하는 것은 내 인생 최대의 영광"이라며 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했다. AP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21일(현지시간)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는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이렇게 너스레를 떨었다. 사람들은 ‘코치 월즈’라고 쓰인 팻말을 꺼내들고 월즈 주지사를 환호했다.

풋볼 코치 출신 월즈는 이날 연단에 올라 “4쿼터다. 뒤지고 있지만 공격 상황이고 공은 우리에게 있다”며 “우리는 달려나갈 것이다”라고 소리쳤다. 불과 2주 전, 대선을 3개월 앞두고 부통령 후보가 된 월즈 주지사는 마치 시합에 나선 ‘코치’처럼 민주당원들을 격려했다. 풋볼 유니폼을 입은 그의 과거 제자들이 등장했고, 제자 벤저민 잉그맨은 연사로 나서 “그는 우리를 신뢰했고 우리가 서로를 신뢰하도록 도왔다”며 “그의 리더십은 통했다”고 그를 치켜세웠다.

월즈 주지사는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자유를 위해 싸울 것이라며 “자유라고 말할 때 우리는 더 나은 삶을 만들 자유, 의료 지원을 결정할 자유, 총에 맞지 않을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닐 자유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의 삶을 개선하는 데 열정과 기쁨으로 임할 것”이라며 “당신이 중산층이라면 해리스 부통령은 세금을 줄여줄 것이고, 집을 사고 싶다면 해리스 부통령이 주택 가격을 합리적으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일보

‘해리스를 위한 한국계 미국인’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사흘째인 21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한 여성 대의원이 ‘해리스를 위한 한국계 미국인’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서 있다. 시카고=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유의 의미를 ‘자유로운 시장원리’보다는 국가의 개입으로 얻어지는 삶의 질 개선과 연결시킨 것이다. 그는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돌아온다면 “그들은 중산층의 생활비를 올리고 의료보험 지원을 중단할 것이며, 낙태를 전국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주장해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을 대비시켰다.

네브래스카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월즈 주지사는 “고등학교를 같이 다닌 24명 중 아무도 예일대에 가지는 않았지만, 작은 마을의 아이들은 서로를 보살피는 일의 소중함은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쟁자인 공화당 부통령 후보 J D 밴스 오하이오 상원의원을 겨냥한 말이다. 공화당이 비판 소재로 삼는 첫 딸 호프를 갖기까지 난임시술 경험을 설명하면서는 딸, 아들, 아내의 이름을 차례로 부르며 “당신들이 내 전 세상이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아들 거스는 울먹이며 일어나 연신 박수를 쳤다. 자신의 군 복무 경력을 언급할 땐 6?25전쟁 참전용사였던 부친을 언급했다. 약 20분간의 연설 뒤 해리스 부통령이 자주 쓰는 “싸울 때, 우리는 이긴다(When we fight, we win)”로 연설을 마무리한 뒤에도 아내 그웬 월즈와 호프, 거스가 무대 위로 올라와 그를 감쌌다.

이날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무대에 올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맥도날드 ‘알바’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권력의 정점에 있는 지금도 여전히 낮은 자세로 국민을 위해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일 때처럼 아무도 미국을 존중하지 않는다며 존경의 예로 북한과 러시아의 지도자를 인용했다”며 “우리는 차라리 지금 우리를 존중하는 (다른 나라) 사람들과 있겠다”고 지적했다. 현직에 있을 때보다 마르고, 느린 목소리로 연설에 임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내 유일한 개인적 허영심은 트럼프보다 내가 젊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이가 많다는 사실을 꼬집기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46년 8월생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생일이 두 달 정도 늦다.

세계일보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오프라 윈프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연일 이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던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이날 연단에 올라 일자리 증가, 기후 변화 대책, 처방약 비용 인하 등이 바이든 대통령의 업적이라며 치켜세웠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연임을 포기한 바이든 대통령을 스스로 3선을 포기한 조지 워싱턴 대통령에 견줬다.

이날 스티비 원더, 존 레전드, 오프라 윈프리 등 스타들도 전당대회장에 대거 등장했다. ‘팝 황제’ 흑인 가수 스티비 원더가 전당대회에 등장해 “일어날 때다, 선택은 명확하다”며 연설을 하다가 갑자기 무대 조명이 바뀌고 노래 ‘피플(People)’을 부르자 청중은 환호했고 전당대회장은 콘서트장으로 바뀌었다. 그는 “지금은 아이들에게 당신이 어디에 있었고 무엇을 했는지 말해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월즈 주지사의 수락 연설 직전엔 흑인 싱어송라이터 존 레전드, 쉴라 E가 나란히 무대에 올라 ‘레츠 고 크레이지(Let’s Go Crazy)’를 불렀다. ‘깜짝 등장’한 흑인 방송인 오프리 윈프리는 “이번 대선은 우리와 그들의 선거가 아니라, 당신과 나의 선거이며 우리의 미래에 대한 선택”이라며 “과거로의 씁쓸한 회귀가 아닌 미래에 대한 달콤한 희망을 선택하자. 카멀라 해리스를 선택하자”고 소리쳤다.

시카고=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