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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中-필리핀 선박 사비나 암초서 충돌 왜?…"모두에 전략 요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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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비나 암초 교두보 삼아 스프래틀리 군도 장악 플랜?…매립작업 진행 관측

필리핀, '75년 쓸 해저가스 매장' 분석에 확보 진력…美지원 포함 대응할수도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과 필리핀 간에 지난 19일 선박 충돌이 빚어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사비나 암초(중국명: 셴빈자오<仙賓礁>·필리핀명: 에스코다 암초)는 양국 모두에 전략적 요충지로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사비나 암초 부근의 중국 해경 선박들
[홍콩 SCMP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사비나 암초가 최근 몇 개월 새 중국과 필리핀이 무력 충돌도 불사해온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부근인 데다 막대한 해저 가스 매장지라는 점에서다.

SCMP는 "남중국해 (사비나) 암초는 마닐라에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베이징은 이를 막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는 표현으로 지난 19일 사비나 암초에서의 중국과 필리핀 간 충돌 배경을 설명했다.

외신을 종합해보면 사흘 전 충돌은 중국이 '선점'한 사비나 암초에 필리핀 해경선이 진입하면서 빚어졌다.

중국 측은 필리핀 해경 선박 두 척이 "불법적으로 침입"했고 그에 맞서 중국이 대응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필리핀 측은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합법적으로 작전하던 자국 해경 선박에 중국 해경선이 고의 충돌했다고 맞선다.

이에 미국 백악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20일 해당 사건을 중국의 고의 충돌로 규정하면서, 미국-필리핀 상호방위 조약에 따른 확고한 방위 공약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SCMP는 중국과 필리핀 모두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사비나 암초는 현재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상태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남중국해 전체의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은 남중국해 중심인 스프래틀리 군도의 핵심 거점인 사비나 암초를 선점한 뒤 자국의 해경 선박을 대거 배치했으며, 국제사회 눈을 피해 사비나 암초를 인공 섬으로 만들려고 불법 매립 작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비나 암초를 교두보로 세컨드 토머스 암초를 공략해 스프래틀리 군도를 장악하려는 게 중국 심산인 셈이다.

그러나 필리핀은 현재 세컨드 토머스 암초를 확보한 상태다.

필리핀은 2차대전 때 쓰인 상륙함인 시에라 마드레함을 1999년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고의로 좌초시킨 뒤 이 배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10명 안팎의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주기적으로 식량·선박 보강용 자재 등 물자를 공급해왔다.

이에 중국이 필리핀군의 물자 보급 임무를 물대포 등을 동원해 방해하면서 양측은 이 암초 인근 해역에서 충돌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이 사비나 암초를 불법 매립하고 있다고 주장해온 필리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암초에 대한 중국 지배권에 도전해왔다.

필리핀은 사비나 암초 부근 해역에 필리핀 에너지 수요를 최대 75년간 충족시킬 수 있는 해저 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확보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남중국해 해양법률정책연구센터의 딩둬 부소장은 "필리핀은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좌초된 자국 군함에 대한 재보급 임무를 위한 중간 기착지이자 해저 가스 매장해역인 사비나 암초의 전략적 가치를 고려해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고, 그로 인해 중국과의 해상 충돌은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짚었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학 대학원 콜린 코 연구원은 "중국의 지나친 과격한 대응은 필리핀의 대응을 강경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필리핀이 해경이 아닌 해군을 투입하거나 미국 등의 지원을 요청해 대치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필리핀 "중국, 남중국해 새 인공섬 짓는 듯…해경선 파견 대응"
(마닐라=연합뉴스) 필리핀 해경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의 사비나 암초에서 부서진 폐사 산호 파편 등 중국이 인공섬을 만드는 조짐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필리핀 해경 대변인 제이 타리엘라 준장이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공개한 관련 증거 사진. 2024.5.12 [제이 타리엘라 필리핀 해경 대변인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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