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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시위와 파업

보건의료노조, 파업 찬반투표 시작…62개 병원 3만명 대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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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6.4% 인상 등 요구…교섭 불발 시 이달 29일부터 파업

"전공의 이탈로 병원 사정 어려워 합의 난항"…의료공백 더 커질 듯

연합뉴스

보건의료노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간호사와 의료기사 등 보건의료노동자가 속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성 여부를 묻는 투표를 개시했다.

노조는 병원 측에 총액 대비 6.4%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지난 2월 시작된 전공의 집단이탈로 병원 경영 사정이 좋지 않은 터라 병원이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노조는 노사가 합의하지 못하면 파업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오는 29일부터 동시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해 앞으로 의료공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19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투표는 오는 23일 오후 7시까지 지부별로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투표 대상은 지난 13일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한 보건의료노조 소속 62개 지부 조합원 2만9천519명으로, 전체 조합원(8만5천여명)의 35% 수준이다. 62개 대상 사업장에는 국립중앙의료원 등 공공병원 31곳과 고려대병원 등 민간병원 31곳이 포함됐다.

노조는 주요 요구사항으로 ▲ 조속한 진료 정상화 ▲ 불법의료 근절과 업무 범위 명확화 ▲ 주4일제 시범사업 실시 ▲ 간접고용 문제 해결 ▲ 총액 대비 6.4%의 임금 인상 등을 제시했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는 임금과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결렬되자 지난 13일 사업장 62곳을 대상으로 중앙노동위원회와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서를 제출했고, 15일간의 조정절차가 시작됐다.

조정에 실패하면 노조는 오는 29일 오전 7시부터 동시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날까지 노사가 합의를 이룬 사업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7개월째 이어진 전공의 집단 이탈로 병원 사정이 계속 악화하면서 병원이 보건의료노동자 처우 개선에 선뜻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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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 사직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현재까지 합의한 곳은 없다"며 "(전공의들이) 진료를 거부하면서 병상 가동률이 너무 떨어져서 병원 사정이 많이 어렵다고만 해서 (노사 간)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노조는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최소한의 수준에서 임금인상 등을 요구한 것이기 때문에 흔쾌하게 수정안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난색을 보였다.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의료공백이 커진 상황에서 간호사와 의료기사 등이 다른 보건의료노동자가 파업에 나서면 환자 불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이 관계자는 "파업을 하게 되면 병원도 노동자도 힘들겠지만, 환자들이 제일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에 노조도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의사 집단행동으로 의사가 하던 일을 대신하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의 부담과 스트레스가 엄청 심한 상황이라 조합원들에게 계속 참자고만 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노사 간 교섭이 불발되면 파업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오는 28일 파업 전야제를 시작으로 29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을 하더라도 법에 따라 필수유지업무에 투입되는 인력은 남길 것"이라며 "정부는 공보의 투입 등을 이야기하면서 의사 돌려막기만 할 생각을 해서는 안 되고 다른 보건의료노동자에 대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수유지업무에 투입되는 인력은 조합원의 약 20% 수준이며, 62개 지부가 모두 파업에 돌입할 경우 보건의료노동자 약 2만4천명이 의료현장을 떠날 수 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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