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콩고 니라공고 종합 의뢰 병원의 천연두 치료 센터에서 한 환자가 검사를 받고 있다. 연초부터 약 1만 6000건의 사례가 기록된 콩고민주공화국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차원에서 최고 수준의 경보를 발동하게 만든 엠폭스 전염병의 중심지이자 진원지다. 고마 AFP 연합뉴스 |
콩고 등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엠폭스(MPOX·옛 원숭이두창)이 전 세계로 번져 인명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각국이 대응에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당국이 지난 13일 엠폭스 양성 사례가 확인된 이후 강력한 예방 조치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총리실의 국가 보건 담당 말릭 묵타르 아메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엠폭스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공항 및 아프가니스탄, 중국, 인도, 이란과의 국경 통과지점에 스캐너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 일년간 11건의 엠폭스 감염이 나타났으며,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 1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남성(34)이다. 보고된 엠폭스 사례 가운데 한 명이 감염 이후 다른 질병으로 사망했다.
보건 당국자는 “파키스탄에 백신 키트가 충분하다”며 “당황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주 엠폭스 변이가 확산하자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아프리카에서 1만 8700명 이상의 엠폭스 확진자와 500명 넘는 사망자가 보고됐다.
이는 작년 한 해 엠폭스 감염자를 넘는 수준으로, 아프리카질병통제센터(CDC)는 아프리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이미 선포했다.
17일 콩고 니라공고 종합 의뢰 병원의 천연두 치료 센터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연초부터 약 1만 6000건의 사례가 기록된 콩고민주공화국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차원에서 최고 수준의 경보를 발동하게 만든 엠폭스 전염병의 중심지이자 진원지다. 고마 AFP 연합뉴스 |
특히 콩고에서는 올해만 해도 약 1만 5700건의 의심 사례가 발생했다. 엠폭스의 새로운 변종으로 인한 감염이 빠르게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금광, 난민촌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약 25만 명이 거주하는 금광 마을인 카미투가 주변에서는 광부, 성 노동자, 트럭 운전사들이 오가며 바이러스가 확산했다. 트럭 운전사들은 콩고뿐 아니라 이웃 국가인 부룬디, 르완다, 탄자니아까지 운행한다.
게다가 420만명의 난민이 거주하는 텐트촌은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사람들과 어린이를 중심으로 바이러스 확산 우려를 키운다. 엠폭스는 성적 접촉뿐 아니라 피부 접촉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어 어린이들이 특히 취약하다.
콩고의 공중보건부 장관인 로저 캄바는 지난 15일 생방송 기자회견에서 “성 노동자들 사이에서 많은 엠폭스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엠폭스 변종은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위험한데 이전 엠폭스 환자처럼 얼굴과 손에 튀어나오는 수포와 같은 외부 징후가 적고, 감염된 사람의 약 3.5%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엠폭스는 전혀 새로운 질병이 아니다. 1970년대 이후 콩고의 울창한 삼림에 거주하는 동물로부터 인간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영국 시민운동단체 ‘글로벌 저스티스 나우’의 닉 디어든 이사는 “엠폭스는 수년간 소수 아프리카 국가의 풍토병이었다”며 “치료 약이 있는데도 서구에 위협이 될 때까지 중대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진 카세야 사무총장 에 따르면, 백신 1회 접종 가격이 약 100달러로 매우 비싸서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윤창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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