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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없이 후보군만 10여명…차기 일본총리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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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9월말 총재 선거 "선관위 20일에 선거 일정 확정"…
파벌 대거 해체 이후 첫 선거로 역대최다 11명 출마 가능성

머니투데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4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총재 선거에선 자민당이 바뀐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 첫걸음은 내가 물러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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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차기 총리를 결정할 자민당 총재 선거 일정이 20일 결정된다. 이번 선거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연임 포기 선언(14일) 속 대다수 파벌이 해체된 후 치러지는 첫 총재 선거로 가장 치열한 선거가 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 파벌 해산으로 의원들의 투표 행동이 더 자유로워졌다"며 "선호하는 정책이 비슷하고 세대가 가까운 의원끼리 추천인, 의원 표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이미 11명의 후보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1972년 추천인에 의한 입후보 제도 도입 이후 역대 총재 후보가 가장 많았던 경우는 5명으로(총 2회), 이번에 기록을 깰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후보 등록부터 총재 선출까지 혼란도 예상된다.


기시다 임기 전 실시…"유력 후보 없는 선거, 결선 투표 관측도"

자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20일 총재 선거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시다 총리의 임기가 9월30일인 만큼 당 선거 규정에 따라 선거는 9월 20~29일 사이에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교도통신은 투표일로 다음 달 27일이 유력하다고 당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현재 집권당인 자민당의 총재가 국가 최고 권력자인 총리 자리에도 오른다.

우선 출마하려는 사람은 당 소속 국회의원 20명의 추천을 받아야 입후보할 수 있다.

이후 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투표권을 가진 당원 및 당우(당원은 아니지만 정당 후원 단체에 소속돼 당내 행사에서 일정한 권리를 갖는 사람)가 이들을 두고 1차 투표에 나선다. 당원과 당우의 투표는 우편을 통해 사전 진행되고, 투표 결과는 국회의원 투표와 함께 공개된다. 이번 선거에는 총 734표(국회의원 367표, 당원·당우 367표)가 배분됐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에 대한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결선투표는 국회의원 367표, 각 시도에 1표씩 배분하는 47표 등 총 414표로 결정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선거는 유력 후보가 없는 이례적인 정세"라며 후보자 난립으로 결선 투표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정가 시각을 전했다. 결선투표에선 국회의원 표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결국 의원 지지율을 넉넉히 확보하는 사람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선거는 기시다의 국정지지율을 낮춘 주요 이유인 정치자금 스캔들 이후 5개 파벌이 해체하거나 해체 선언을 해 파벌의 입김이 약해진 점이 큰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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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말 실시될 예정인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첫째 줄 왼쪽부터)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장관,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장관, 가미카와 요코 외무장관. (둘째 줄 왼쪽부터)고노 다로 디지털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모테기 도시마쓰 간사장,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장관. /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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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스가 중심 비주류' 등 자민당 내 4개 세력 주목

현재 '포스트 기시다' 후보 언급되는 인물 중 현 내각 인사는 고노 다로(61) 디지털 장관, 가미카와 요코(71) 외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63) 관방장관, 사이토 겐(65) 경제산업장관, 다카이치 사나에(63) 경제안보장관 등이다.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장관, 고바야시 다카유키(49) 전 경제안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68) 간사장, 노다 세이코(63) 전 총무회장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당장 주초부터 이들 중 출마 선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가 사퇴를 표명하기 전인 이달 2~5일 지지통신이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인들은 '차기 자민당 총재에 어울리는 인물'로 이시바 전 간사장(18.7%), 고이즈미 전 환경장관(12.5%), 다카이치 경제안보장관(6.5%), 고노(5.2%) 등을 선택했다. 이 조사에서 기시다 총리는 4.7% 지지율로 공동 5위에 머물렀다.

니혼게이자이는 자민당 내 △아소파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중심의 비주류파 △4선 이하 젊은 의원 세력 △기시다파(해체 선언) 등 4개 세력이 이번 선거 후보들의 경쟁을 주도할 것으로 봤다. 아소파는 소속 의원 54명을 거느리며 자민당 내 유일하게 존속하고 있는 파벌로, 고노 디지털 장관이 아소파 소속이다.

스가 전 총리 중심의 비주류파는 니카이파(40명)를 포함해 기시다 정권에서 비주류였던 의원들이 결집한 세력이다. 대중 지지율은 높지만 당내 기반이 약해 '비주류'로 분류되는 이시바 전 간사장과 고이즈미 전 환경장관 등이 비주류파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자민당 총재 선거에 총 4차례(2008년, 2012년, 2018년, 2020년) 출마한 경험이 있는 인물이지만,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것이 그의 오래된 약점이다.

약 250명의 중의원 중 140명에 해당하는 4선 이하의 젊은 의원 세력은 자민당의 쇄신을 기대하며 40대인 고이즈미 전 환경장관, 고바야시 전 경제안보장관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기시다파는 현 내각 인사인 햐야시 관방장관, 가미카와 외무장관 등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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