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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가자지구 4만명 사망"…이스라엘·하마스 휴전협상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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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딸을 안고 있는 가자지구 주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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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가 좀처럼 안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계속되고 있는 가자지구 전투에서 4만여 명이 사망했다는 추산이 나왔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선언한 이후 긴장이 더 고조된 상황에서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 협상도 전혀 진전되지 않는 모습이다.

사실상 하마스 산하 조직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주민 4만5명이 숨지고, 9만2401명이 다쳤다"고 15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전쟁 전 가자지구 주민이 220만명인 점을 고려할 때 사상자가 전체 인구의 약 6% 정도에 달한다는 것이다. 사망자 수는 미확인 시신과 사망자 가족을 통해 신고된 경우를 합산한 수치라고 한다. 가자 보건당국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건물 잔해에 묻힌 시신은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추가 사망자가 1만여 명에 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가디언은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3만여 명 가운데 최소 2만 명 이상은 어린이와 여성, 노인, 의료진이며, 사망자 대부분은 민간인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야전병원 담당 국장인 마르완 알함스 박사는 “질병과 굶주림, 의료체계 붕괴 등 간접적인 영향으로 사망한 사람은 포함되지 않은 숫자”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AP통신은 “유족들은 사망자를 뒷마당, 주차장, 계단 아래, 길가 등 묻을 수 있는 모든 곳에 매장한다”며 “때로는 무덤 위에 또 무덤을 만들고 있다”는 가자 주민의 발언을 전했다.

반면 이스라엘 외교부는 가자지구 사상자 수가 “조작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방위군(IDF) 수석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1만7000명이 넘는 (하마스) 테러리스트를 제거했다”고만 말했다. IDF에 따르면 가자지구 전투로 사망한 이스라엘군은 329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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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가족에 통곡하는 가자지구 주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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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휴전 협상 결과는 중동 정세 안정화와 직격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자국 내에서 암살된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에 대한 ‘피의 보복’을 선언한 것과 관련, 휴전이 보복 수위를 낮출 수 있다는 관점에서다.

2주 넘게 이란의 보복 공격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이란의 변칙 공격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15일 블룸버그통신은 서방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이) 이스라엘 북부 항구도시 하이파의 민간 인프라(기반시설)을 겨냥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민간인 사상자 발생은 피하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이란이 지난 4월보다 더 강도 높게 이스라엘을 더 광범위하게 공격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이스라엘의 담수 공장이나 원자로, 혹은 군 기지 등을 타격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사일을 동원하지 않고 사이버 공격을 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스라엘 측은 이란의 보복 공격일 일어날 경우 동맹의 군사적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16일 예루살렘을 찾은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교장관과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에게 "이란이 공격할 경우 동맹국이 방어뿐 아니라 이란의 주요 목표물을 공격하는 데도 함께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들 두 장관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의 중요성만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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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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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하마스의 새 수장이 된 야히야 신와르 등 양측 지도부가 모두 주전론자여서 휴전 협상의 장래가 밝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 입장에선 휴전 시 연정의 한 축인 극우파가 이탈할 우려가 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네타냐후는 휴전 협상 중 추가 요구를 하거나 이를 언론에 유출하고, 협상팀의 운용 여지를 제한하는 식으로 협상을 방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신와르 역시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이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적 비난을 끌어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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