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통탄 친나왓 태국 푸어타이당 대표가 차기 총리 선출 투표가 진행된 16일 수도 방콕의 한 방송사 앞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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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역대 최연소이자 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탁신(75) 친나왓 전 총리의 딸 패통탄 친나왓(38)이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태국 연립정부 제1당인 푸어타이당(Pheu Thai Party·태국을 위한 당)의 패통탄 대표가 16일 의회에서 열린 하원 총리 선출 투표에서 제31대 총리가 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연립정부 정당 단독 후보로 지명돼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투표 결과는 찬성 319표, 반대 145표, 기권 27표였다.
이로써 패통탄 대표는 지난 14일 태국 헌법재판소가 부패 인사를 장관에 앉힌 혐의로 해임 결정을 내린 세타 타위신 총리의 뒤를 잇게 됐다. 국왕의 승인 절차를 거치면 총리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탁신(2001~2006년 재임)과 그의 둘째 여동생 잉락(57·2011~2014년), 탁신의 첫째 여동생 남편인 솜차이 웡사왓(77·2008년)에 이은 네 번째 탁신 가문 출신 총리다.
지난해 8월 태국 방콕 돈무앙 국제공항에 내린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그의 딸 패통탄 친나왓이 지지자들에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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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Ing)이란 애칭으로 유명한 패통탄은 탁신의 세 자녀 중 막내로 1986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태국 최고 명문대인 왕립 쭐랄롱꼰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영국 서리대에서 호텔경영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탁신 일가가 주요 주주인 태국 부동산 기업 ‘SC에셋’과 아동 교육 자선단체 ‘타이콤 파운데이션’ 등의 경영에 관여하며 사업가로 활동해왔다.
정계에 입문한 건 2021년 10월 푸어타이당 고문을 맡으면서다. 지난해 5월 총선에서 푸어타이당의 선거 운동을 지휘하면서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제왕절개 수술로 둘째 아이를 낳고 이틀 만에 선거 유세 현장에 복귀하면서 태국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총선에서 푸어타이당은 왕실모독죄 개정과 군부 역할 축소 등 파격적 공약을 앞세운 전진당 돌풍에 밀려 원내 2당에 그쳤다. 하지만 '왕실모독죄 폐지'를 거론한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가 보수 진영과 군부의 반대로 의회 총리 선출 투표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친(親)군부 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한 푸어타이당의 당시 대표인 세타 타위신이 지난해 9월 총리 자리에 올랐다.
패통탄은 그해 10월 세타의 뒤를 이어 푸어타이당 대표가 되면서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 중 하나로 떠올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5일까지만 해도 차기 총리 후보로는 차이까셈 니띠시리(76) 전 법무부 장관 지명이 유력했지만, 고령으로 건강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패통탄 쪽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잉락 친나왓 전 태국 총리.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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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통탄의 아버지인 탁신과 고모 잉락은 모두 재임 중 군부와 갈등을 벌인 끝에 쿠데타로 물러났다. 패통탄이 태국 정계에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군부 세력과 어떤 관계를 구축할 지가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태국 정치 분석가인 켄 매티스 로하테파논은 가디언에 “전진당의 후신인 국민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 푸어타이당과 군부 간 연합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최근 태국에서 정치인을 상대로 빈번한 법적 소송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패통탄의 지위도 불안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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