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신고서 발급받은 후 이웃들에게 비보 들어
병원 도착 후 코팅된 출생신고서 들고 오열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한 아버지가 태어난 지 4일 된 쌍둥이 아들과 딸의 출생 신고를 하러 관공서에 간 사이에, 이스라엘군 공습에 쌍둥이 자녀와 아내가 모두 살해되는 비극을 맞았다. [사진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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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3일 오전 관공서에 쌍둥이 자녀의 출생을 등록하려고 갔다. 기쁜 마음으로 출생신고서를 막 발급받은 뒤 그는 이웃으로부터 이들이 살던 데이르 알 발라의 아파트가 폭격을 당해 가족들이 모두 숨졌다는 전화를 받았다. 곧장 알 쿰산은 알 알크사 순교자병원으로 달려갔지만, 그의 아이와 가족은 영안실에서 싸늘한 시신이 돼 있었다.
알 쿰산은 코팅된 출생신고서를 들고 오열했다. 그는 "아내가 사라졌고, 두 아기와 장모도 사라졌다"며, "나는 쌍둥이의 탄생을 축하할 시간도 가지지 못했다"고 비통해했다. 이들 가족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시작된 지 몇 주 만에 가자 시에서 대피하라는 이스라엘군의 명령에 따라 살던 곳을 떠났다. 부부는 제왕절개로 쌍둥이를 출산했고, 그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쌍둥이의 탄생을 알리고 기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2일 저녁엔 가자 지구 남부의 칸 유니스에 대한 이스라엘 공습으로 한 집에 있던 두 가족 10명이 몰살했다. 5~12세의 아이 5명과 부모, 세 자녀를 둔 또 다른 가정의 부모가 숨졌다. 유일한 생존자는 3개월 된 아기뿐이었다. 또 지난 10일에도 이스라엘 공군의 가자 지구 내 학교 공습으로, 이곳에 대피해 있던 민간인 80명 이상이 숨졌다. 당시 이스라엘 방위군(IDF) 대변인은 학교가 "하마스와 (또 다른 테러 집단인) 이슬라믹 지하드 대원들의 군사시설로 사용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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