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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2개의 전쟁’ 리스크 대폭발…유가·천연가스 가격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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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스라엘 공격 임박
국제유가 3~4% 상승
우크라, 러시아 본토 공습
천연가스 20% 급등


매일경제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골란고원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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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전쟁’으로 인한 리스크가 에너지 위기로 연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란을 중심으로 한 ‘저항의 축’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습이 임박했다는 분석에 유가가 뛰었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격화되는 흐름에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0.06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2%(3.22달러) 상승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2.3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3.3%(2.64달러) 올랐다.

네덜란드 TTF 선물 시장에서 9월 인도분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이날 연중 최고치인 ㎿h당 42.86유로까지 뛰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20% 가까이 급등한 수준이다.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유럽 전체의 천연가스 가격에 대한 지표 역할을 한다.

유가는 중동 역내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상승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 혹은 이란의 대리인들이 며칠 이내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번주 내에 공습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 현지매체들은 유대교 명절인 ‘티샤 베아브’ 기간인 12~13일 중에 이란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의 공격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유대교 명절인 ‘초막절’ 직후인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도 유대교 명절 ‘욤키푸르’ 기간에 발발했다. 12일에는 이란 등 ‘저항의 축’에서 특별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4개국 정상과 통화하고 고조되고 있는 중동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커비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재확인하면서도 “역내에서 폭력의 확산이나 이란 혹은 대리인들에 대한 공격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란과 헤즈볼라의 보복 공격에 대비해 군의 경계 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적들의 선언과 성명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공격과 방어에 있어 최고 수준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의회에 “이란과 헤즈볼라의 위협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군용 차량이 자국 수미주의 도로를 통해 접경 지역인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로 진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부터 쿠르스크주에 계속해서 병력을 증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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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천연가스 가격 급등은 지난 6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진격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가 공세를 집중하고 있는 러시아 남서부 접경 지역 쿠르스크주 수드자는 우렌고이-포마리-우즈고로드 가스관(이하 우렌고이 가스관)의 마지막 계측소가 있는 지역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베리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는 우렌고이 가스관을 거쳐 슬로바키아, 헝가리, 오스트리아로 수출된다. 지난해 해당 가스관을 통해 유럽에 공급된 천연가스는 146억5000만㎥로 러시아의 전체 유럽 수출량의 절반에 달한다. 2022년 9월 발트해를 통해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이 폭파되면서 러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가스 수송로는 우렌고이 가스관과 튀르크 가스관 2개만 남았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에너지 산업에 타격을 주기 위해 가스관을 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우렌고이 가스관을 스스로 차단할 수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파로 인해 유럽은 가스 공급 급감으로 인한 전력 위기를 겪었고, 가격 급등에 따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 분쟁은 격화될 조짐이다. 올렉산드르 시르크시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참모회의에서 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주 지역 1000㎢를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FT에 따르면 쿠르스크주 28개 마을에서 13만3000명의 주민들이 대피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본인의 X(엑스)에 올린 영상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군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대규모 반격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외곽에서 쿠르스크주 등 접경지역 상황회의를 주재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 진입한 지 일주일 만에 세 번째로 회의를 개최했다.

푸틴 대통령은 “적을 영토에서 몰아내고 제압해 안정적인 국경 안보를 보장하는 게 주요 임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향후 ‘종전 협상’에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이번 공격을 단행했다고 평가하고 “민간인과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거나 원자력 발전소 시설을 위협하는 자들과 무슨 협상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2022년 3월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원전에서 지난 11일 발생한 화재에 대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은 자포리자 원전의 냉각탑 2개 중 하나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의 X에 올린 글을 통해 러시아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유럽, 그리고 전 세계에 대한 협박”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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