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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수)

[단독]구영배, ‘티메프 합병사' 주주로 들어오라며 "법적 책임은 안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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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텐, 티메프 합병 위한 KCCW 설립

구영배 큐텐 지분 출자해 큐텐 지배토록

신청서엔 "큐텐, 법률적 책임 지지 않아"

피해 판매자 "의혹 덮으려는 책임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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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배 큐텐 대표가 티몬·위메프(티메프) 합병을 내놓고 피해 판매자들을 설득한다면서 미리 책임은 지지 않겠다고 명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규모 미정산 사태의 해결책으로 티몬과 위메프 합병안을 내놓고 판매자를 대상으로 미정산 대금의 전환사채(CB) 전환 의향서 접수에 들어간 가운데, 법률적 책임은 지지 않겠다고 못 박은 것이다.

13일 티메프 피해 판매자 등에 따르면 합병을 위한 플랫폼 'KCCW(K-Commerce Center for World)'는 지난 9일부터 판매자를 대상으로 미정산 대금의 CB 전환 의향서 접수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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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의향서는 ‘미정산 금액 중 전부 혹은 일부에 대해 K-커머스 합병법인 KCCW의 판매조합 1호 CB 전환에 참여할 의향이 있으면 해당하는 참여 범위를 선택해 달라’라고 안내하고 있다. 판매자들은 ‘1~20%’부터 20% 단위로 ‘81~100%’까지 나눠 선택할 수 있다.

문제는 미정산 금액의 CB 전환 과정에 큐텐 측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명시했다는 점이다.

의향서에서 큐텐 측은 “큐텐의 법적 환경 등이 급격히 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향후 본 문건의 주요 내용을 유지할 수 없거나 이해관계자의 동의 여부 등에 따라 계획의 일부 혹은 전부를 사전 통지 없이 변경 또는 수정해야 할 수 있다”며 “큐텐은 본 사업계획서의 내용, 내용의 변경 또는 수정에 관하여 법률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티메프 합병이 실패할 수도 있으며 합병에 성공하더라도 사업이 정상적으로 재개되지 않는다면 CB는 휴지 조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또 이 모든 과정을 주주가 될 피해자들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에 피해 판매자들은 구 대표의 합병안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티메프 피해 판매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2일 입장문을 내고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자금 투자 언급이나 피해 금액 공개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KCCW 설립 발표는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은 계획이며 수많은 의혹을 덮으려는 책임 회피성 계획”이라며 “피해 규모, 상세한 자금 운영 공개, 해외 법인과 개인 자산도 투명하게 공개하는 실질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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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과 위메프는 판매자 사이트에 K커머스 참여 의향을 묻는 공지를 띄웠다. <사진=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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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대표는 티메프 합병을 기어코 추진할 태세다. 그가 내놓은 티메프 합병안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판매자들을 모집해 1호 주주조합을 결성한 뒤 법원에 합병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합병이 승인되면 2~3호 주주조합을 순차적으로 결성하기로 했다. 구 대표는 "합병을 통해 과감하게 비용을 축소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해 신속하게 사업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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