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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인력난’ 송전선로 건설에 외국인 근로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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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망 확충 시급한데 인력 고령화

올해 30명 추진… 내년 300명 확대

국내 송전선로 건설 사업에 외국 인력을 채용할 수 있게 된다. 내국인 신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인공지능(AI) 시대를 앞두고 전력망 확충이 시급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법무부는 국내 송전선로 건설산업 분야에 특정활동(E-7) 외국 인력 도입을 허용하는 ‘송전전기원’ 직종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 E-7 비자는 법무부 장관이 특별히 지정한 89개 직종에 허용하는 취업 비자다. 정부는 올해 약 30명의 외국 인력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내년부터는 최대 300명으로 규모를 늘려 2년간 시범 운영할 방침이다.

외국 인력은 동해안 울진의 원자력발전소와 강원 강릉·삼척의 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에 공급하는 500kV(킬로볼트) 규모의 ‘동해안∼신가평 초고압 직류 송전(HVDC)’ 건설 사업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민 반대와 행정 절차 지연으로 2019년 목표였던 준공 시점이 2026년으로 미뤄졌지만 그마저도 건설 인력 부족 등으로 불투명한 사업이다.

100m 이상의 높은 송전선로 위에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송전전기원 자격을 갖춘 전문 인력이 필수다. 현재 투입 가능 인력은 전국적으로 약 470명인데, 이 중에서도 50대 이상 고령층이 절반을 넘는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속한 준공을 위해서는 인허가가 완료된 구간부터 동시다발적으로 건설이 진행돼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력 공급망의 대규모 확충이 시급하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특정 시간대의 최대 전력 사용량(태양광 발전 등 포함)을 나타내는 전력 총수요는 지난해 8월 역사상 처음으로 한 시간 평균 100GW(기가와트)를 넘어섰다. 이달 7일에도 한때 전력 총수요는 100.203GW에 달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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