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중앙지검장 때 형사1부장 역임
법무·검찰 행정 등에 두루 정통
“尹 입장서 가장 무난한 카드” 평가
‘金여사 관련 공격적인 수사보다
용산과의 조율 택할 인물’ 분석
검찰 내부 선후배 신임도 두터워
소감 밝히는 심 후보 심우정 법무부 차관이 11일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에서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과천=이재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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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후보자는 이날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청사 현관 앞에서 “엄중한 시기에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검찰총장으로 취임한다면 검찰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사명과 역할을 다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검찰 구성원 모두와 함께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검찰은 조직 내외 문제로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김 여사 방문조사와 관련해 ‘특혜’ ‘총장 패싱’ 논란으로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이 공개적으로 대립하면서 수사팀 검사가 사표를 내는 등 집안싸움이 벌어졌다.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김 여사 사건 처분을 두고서도 잡음이 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심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후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김 여사 관련 사건 처리가 꼽히는 이유다. 심 후보자는 이날 김 여사 방문조사 특혜 논란과 관련해 “검찰 구성원들이 다만 법과 원칙에 따라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수사에 있어서도 법과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취임 후 용산 대통령실과 관계에 대해선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 일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그렇게 하기 위한 검찰총장의 역할과 책임이 크다”며 “검찰총장으로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지명한 것과 관련해 인사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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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후보자는 법조계 내에서 차기 총장 후보로 네 명 중 가장 유력하게 거론됐던 인물이다.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윤 대통령이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임관혁(26기) 서울고검장이나 신자용(28기) 대검찰청 차장검사, 이진동(28기) 대구고검장보다는 ‘기획통’으로 꼽히는 심 후보자를 지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심 후보자는 법무부 검찰국 형사기획과장과 대검 과학수사기획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 지난해 9월 대검 차장검사(고검장)에 발탁된 지 4개월 만인 올해 1월 법무부 차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획 업무를 주로 해온 탓에 굵직한 수사 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아쉬운 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한 검사장급 검사는 “굵직한 수사를 하다 보면 위아래와 부딪치게 되는데 기획 업무를 계속하는 사람들은 그럴 일이 없어서 심 후보자의 임팩트가 작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면서도 “특수통 검사들이 수사 원칙을 내세우며 고집이 있는 반면 기획을 하는 검사는 의사결정 과정에 합리적이고 유연한 경향이 있어 윤 대통령 입장에선 제일 ‘무난한 카드’를 선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검찰을 향한 야당의 거센 공세를 방어하는 것도 신임 검찰총장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한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다. 또 조국혁신당과 검찰청 폐지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심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형사1부장을 지냈다. 후보로 거론된 다른 인사들과 비교하면 윤 대통령과 알려진 인연이 깊진 않다. 한 차장급 검사는 “국회와의 충돌도 있고, 김 여사 수사를 둘러싼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의 갈등도 있어 윤 대통령이 개인적 친분보다는 안정을 찾는 데 방점을 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심 후보자는 검찰 내에서 선후배 검사들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장검사는 “모난 데 없고 성정이 따뜻하다”며 “기획력도 탁월하고 리더십도 좋아서 조직을 잘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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