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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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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특수통에서 기획통으로…'조직 안정화' 고려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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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조직관리·기획·대국회 경험 풍부…"조직 아우를 사람"

이원석 현 총장보다 한 기수 위 선배…'조직 연소화' 속도 조절

연합뉴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심우정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
(과천=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심우정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가 11일 과천 법무부 청사 앞에서 소감을 밝힌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8.11 uwg806@yna.co.kr


(서울·과천=연합뉴스) 김다혜 이도흔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차기 검찰총장으로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지명한 것은 혼란한 검찰 안팎의 상황을 고려해 조직 안정화 역량을 우선적인 가치로 고려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11일 윤석열 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심 차관은 법무·검찰 행정에 정통한 대표적인 검찰 내 '기획통'으로 꼽힌다.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 법무부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 대검 과학수사기획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대검 차장검사 등 검찰을 지휘·감독하거나 법무 정책을 수립하고 대국회 업무를 담당하는 보직을 주로 맡았다.

이른바 '특수통' 검사의 강점이 정치 권력형 비리나 대형 기업 사건에 대한 수사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라면, 기획통은 조직 관리 경험이 많고 넓은 시야로 검찰 안팎과 소통하는 데 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 두루 요직을 거친 심 후보자도 검찰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정무 감각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특수통을 중용해 온 윤 대통령이 차기 검찰총장으로 심 후보자를 낙점한 데는 이런 기획통의 강점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은 조직 안팎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조사를 놓고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이 공개 충돌한 것이 대표적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원석 검찰총장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한 뒤 이를 사후 보고했고, 이 총장은 이를 비판하며 대검 감찰부에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이를 두고 검찰 안팎에선 중앙지검이 총장을 '패싱'한 것도, 총장이 중앙지검의 수사 방식을 공개 비판한 것도 검찰 조직으로선 득이 될 게 없는 행보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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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검찰총장 후보자 심우정 프로필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에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 0eun@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더불어민주당이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등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을 추진 중인 것도 검찰 조직 분위기를 뒤숭숭하게 하는 요인이다.

민주당이 이들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자 상당수의 검찰 구성원이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며 집단 반발한 바 있다.

나아가 야권은 검찰청 폐지 등 검찰이 반대하는 '개혁 법안'도 대거 추진하고 있다.

조직을 추스르고 외풍에 공동으로 대처할 구심점이 필요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에는 특수통 검사들을 여러 보직에 중용했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현 국민의힘 대표), 이원석 현 검찰총장,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근래에는 김주현 민정수석 등 기획통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고 있다. 올해 5월 임명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도 특수 분야와 형사·기획 업무를 두루 맡았다.

정권이 중반기로 들어선 만큼 안정적 조직 관리에 좀 더 방점을 찍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심 후보자가 총장이 되면 용산 대통령실과의 소통이 한층 원만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심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근무하던 2017년 검사장으로 부임한 윤 대통령과 손발을 맞춘 인연이 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에는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지내며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검찰과의 갈등 속에서 균형을 잡았다는 평가도 받는다.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도 심 후보자가 법무부 검찰과장일 때 직속상관인 검찰국장이었던 만큼 손발을 맞추기 쉬울 것이란 전망이다.

재임 중인 이 총장은 그간 김 여사 조사 방식이나 검찰 인사 시기 등을 놓고 용산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한 검사장급 인사는 "특수통은 흑과 백이 뚜렷한 사람이라면 기획통은 양쪽을 아우르면서 유연하게 조정하는 이들이 많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무조건 한쪽으로 가는 사람보다는 극단을 잘 아우르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방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도 "특수통은 기본적으로 반골 기질이 있어 말을 잘 안 듣는다. 윤 대통령이 특수통에 대한 불신이 생겼을 수 있다"며 "조직을 관리하기 위해선 아무래도 기획통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자는 이 총장보다 한 기수 높은 사법연수원 26기다. 이 총장 지명 때 기수가 7년이나 내려오면서 '파격 인사'라는 말이 나왔던 만큼 기수를 되돌려 심 후보자를 임명한 것도 조직 연소화의 속도를 늦추고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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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현 검찰총장(왼쪽)과 심우정 총장 후보자[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정회 후 심우정 차장검사와 대화하며 감사장을 나서고 있다. 2023.10.23 [국회사진기자단] photo@yna.co.kr


momen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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