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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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관계자는 11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의 영수회담(지난 4월29일) 때나 그 이전에 이 전 대표 측으로부터 김 전 지사 복권 요청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면과 복권이 시차를 두고 이뤄지는 데 대해선 “(사면과 복권을) 함께 하는 게 통상적이지만 2022년 말 김 전 지사 사면 결정 때는 총선에 영향을 줘선 안 되기 때문에 사면은 하고 복권은 총선 이후로 분리한 것으로 안다”며 “여야 간 형평성과 절차적 순리에 따라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우리 당 의원들과도 협의를 했고, 사면과 복권을 분리하는 게 좋겠다는 논의가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한 대표가 김 전 지사 복권에 반대했다는 보도에 대해 “사면·복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국무회의 의결, 대통령 재가 등 절차가 남아 있어서 최종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한 대표가 김 전 지사 사면 때 법무부 장관 아니었느냐”며 “그때 동의도 하고 발표도 하셨던 한 대표가 이번 복권에 반대한다는 주장에 납득할 사람이 많을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등 여권이 한 대표와 이 전 대표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이유는 김 전 지사 복권으로 예상했던 효과와 다른 부작용이 함께 나타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김 전 지사 복권 카드의 핵심 목표는 야권 분열 혹은 ‘판 흔들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일극체제인 민주당에서 법안 처리 등 모든 문제에서 다른 소리가 나오지 않는 건 답답한 일”이라며 “김 전 지사 등장으로 민주당 내부에도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게 김 전 지사 복권 카드를 꺼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목표했던 효과 외에도 윤 대통령과 친문계의 연루설, 한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여당 내에서 나오고 있다. 한 친한동훈계 인사는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 김 전 지사, 양정철 전 비서관 등이 같은 팀이니까 이재명 전 대표가 날아가면 김 전 지사가 되는 것이 더 좋다고 (윤 대통령이) 판단한 것”이라며 “김 전 지사가 나오면 한 대표가 자신과 대립해도 (김 전 지사가 자신의) 안전핀이 될 거라는 판단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 전 지사 복권을 두고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 일부에선 윤 대통령이 야당과 힘을 합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전통 지지층 결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주 중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와 만날 예정이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배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통합 행보이자 체코 원전 수주가 계기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실은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사업을 수주한 경험이 이번 체코 원전 수주의 밑거름이 됐다고 보고 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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