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학교 공격에 100여명 사망…국제사회 비난
이스라엘군 "하마스 대원 최소 19명 제거" 반박
美 등 중재국 제안 가자 휴전 협상 개최 미지수
이란·헤즈볼라 보복 예고…유대교 명절 기간 유력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10일(현지시간) 난민들이 대피 중인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한 학교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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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이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한 학교 건물을 공격해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9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에는 여성과 어린이 노인 등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사회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마지막 대피소 역할을 하는 학교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대해 일제히 비판했다.
숀 세이벳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에서 “깊이 우려한다”며 “이스라엘이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반복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너무 많은 민간인이 계속해서 죽거나 다치고 있다”면서 “이것은 우리가 타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휴전 및 인질 교환 합의가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스라엘군의 학교 폭격을 가리켜 “이런 학살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그간 학교 등을 공격하는 명분으로 하마스 대원들이 은신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이번 공격에도 마찬가지였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PIJ) 테러리스트 최소 19명이 제거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폭격에 정밀 포탄 3기가 쓰였다며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이는 가자지구의 하마스 당국이 주장하는 규모의 피해를 일으킬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후 가자지구 내 학교와 병원 등 피란민이 밀집한 시설을 여러 차례 공격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학교는 피난처이자 음식과 물에 접근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며,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규탄했다. 줄리엣 투마 대변인은 “전쟁 발발 이후 학교뿐만 아니라 유엔 건물도 약 200차례 공격받은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전례가 없는 수치”라며 “2014년 가자지구 분쟁 때는 유엔 건물 단 한 곳만이 피해를 입었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학교 공습은 하마스와 휴전 협상 재개를 위해 대표단을 중재국으로 파견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이뤄졌다. 앞서 미국·이집트·카타르 등 중재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오는 15일 카타르 도하나 이집트 카이로에서 휴전 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 이스라엘과 달리 하마스는 협상 참여 여부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 이스라엘군의 학교 공습까지 더해져 휴전 협상 재개는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10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1일 이란에서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살해당하면서 확전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이번 학교 공습으로 보복 대응을 예고한 이란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공격에도 힘을 싣는 모양새가 됐다. 서방 정보 소식통들은 유대교 명절인 ‘티샤베아브’ 기간을 노려 이스라엘에 보복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티샤베아브는 기원전 6세기 이스라엘 왕국이 세운 예루살렘 성전이 신바빌로니아제국에 파괴된 것을 애도하는 기간으로 오는 12~13일이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중요한 이 시기를 노려 공격하면 이스라엘 내 공포를 극대화하고 역사적인 아픔을 상기하게 하는 심리적·상징적 의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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