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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물비린내 틈 부패 시신 찾아낸다…10분 만에 반응한 '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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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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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고양시 행주나루터에서 실시된 체취증거견 수중수색 훈련


"잘했어!"

8일 오후 수중 시신 수색 훈련이 벌어진 경기 고양시 행주나루터 인근 한강하구에서 경기북부경찰청 소속 체취증거견 '알파'가 핸들러와 함께 보트에 몸을 실었습니다.

체취 증거견은 인간의 시신 냄새 탐지에 특화된 탐지견입니다.

알파가 배에 타기 전 훈련 참가자들은 시신 냄새가 나는 후추통 크기의 시료를 무거운 철 상자에 담아 2m 이상 깊이 수중에 감춰둔 상태였습니다.

알파의 임무는 물속으로부터 수상까지 올라온 시신 부패 가스를 탐지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코로는 강가 특유의 물비린내 정도만 느껴지고 물색도 탁해 탐지 가능성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보트에 몸을 걸치고 이리저리 냄새를 맡던 알파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단호하게 짓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에 실린 부패 가스의 냄새를 감지한 것"이라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핸들러가 알파의 짖는 강도와 꼬리, 귀의 움직임에 따라 보트를 움직였고, 결국 10여 분 만에 선착장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목표 지점을 거의 정확하게 찾아냈습니다.

훈련 상황이어서 발견 지점이 선착장에서 수십 미터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려해도 알파의 냄새 민감도와 위치 파악 정확도, 탐지 속도 모두 인상적이었습니다.

알파가 찾은 지점에 수중 드론이 들어가 시료와 함께 잠긴 마네킹을 발견했고, 이어 다이버들이 들어가 인양하는 것으로 훈련이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훈련은 체취 증거견과 수중 드론 등을 활용해 물속에 잠긴 시신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기획됐습니다.

경기북부경찰청 등 5개 시·도 경찰청 소속 체취 증거견과 해양경찰, 한국 애견협회, 해병 전우회 등 민·관과 이들 기관 소속 탐지견 10여 마리가 참여했습니다.

체취증거견이 수중 시신을 탐색하는 단서는 시신 부패 가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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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수색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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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긴 시신은 내부 장기가 부패하며 가스가 발생하는데 이 가스는 물의 분자보다 가벼워 수면 위로 올라옵니다.

사람의 코로는 이 가스를 감지할 수 없지만 인간보다 1만 배 이상 뛰어난 후각을 가진 체취증거견이라면 가능합니다.

실제 2019년 5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유람선 충돌 사고 때 독일 민간단체 소속 수중 수색견이 물속에 잠긴 실종자 시신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수중 수색 능력을 높이기 위해 시료의 양을 줄이거나 수심을 깊게 하는 등 단계적으로 훈련하고 있다"며 "한강은 강폭이 넓어 여러 마리의 수색견을 동시에 투입해 운영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2021∼2024년 경기 북부 관내 수중 사망자의 80% 이상이 방화대교와 김포대교 사이에서 발견됐습니다.

이 구간에는 수중보가 있고 바닷물 역류로 시신이 하류나 바다까지 떠내려가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아 수색견이 활약하기 좋은 조건이라고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미래형 과학 치안 특수 시책인 체취증거견과 드론 합동 수색을 지속 연구해 실종 사건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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