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중남미, 中 저가품 수출공세에 반발…보복관세 부과 잇따르나 (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멕시코, 중국 합성고무 반덤핑 조사 착수…정부 '교역 불공정' 인식

브라질·칠레, 철강에 관세…콜롬비아 업계도 정부 압박

연합뉴스

칠레 CAP 우아치파토 공장 내 철강 제품
[탈카우아노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중남미 주요국이 저가 공세로 무장한 중국산 제품에 잇달아 보복 관세를 부과하거나 관세 인상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멕시코 연방관보(DOF) 온라인 사이트에 따르면 멕시코 경제부는 전날 중국산 SBS(스티렌-부타디엔-스티렌) 고무 수입에 대한 행정 반덤핑 조사 절차 개시를 선언했다.

업계 설명에 따르면 SBS 고무는 열가소성 탄성체로, 플라스틱과 고무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는 특성을 보인다. 아스팔트 도로포장 첨가제, 접착제 및 신발 제조 등에 많이 활용되고, 타이어 생산에도 쓰인다고 한다.

이번 조사 신청인은 미국 접경 타마울리파스주(州)에 공장을 둔 '다이나솔'이라고 멕시코 경제부는 공개했다.

다이나솔은 중국 SBS 업계가 멕시코 시장 수요의 35배에 달하는 연간 91만7천t을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수출 가용 용량이 커서, 멕시코 업체들이 명백히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관보는 지적했다.

멕시코 업계에서는 중국산 수입 고무가 멕시코산보다 38.9~45.1% 저렴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 SBS 시장 연례 보고서'(2023~2024) 분석자료 기준 지난해 전 세계 SBS 고무 생산능력은 중국(57%)이 가장 높고, 대만(9%), 미국과 한국(각 7%), 일본(5%), 스페인(4%)이 그 뒤를 잇는 것으로 멕시코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멕시코 경제부는 이번 조사를 위해 타이어 및 기타 고무 제품 수입·생산·제조업체 84곳을 상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 대상 기간은 지난해 4월 1일부터 1년간이며, 전체 비교 분석 기간은 2021년 4월 1일부터 3년간이라고 경제부는 부연했다.

연합뉴스

멕시코 항구에 들어온 중국발 컨테이너선 내 화물 검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경제부는 분석 기간 23개국으로부터 수입이 기록됐는데, 미국이 주요 수입국(61%)이고, 이어 중국(18%)·대만(5%)·한국(3%)·태국(3%) 순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달 하순 로헬리오 라미레스 데라 오(76) 멕시코 재무장관이 "중국은 우리에게 팔기만 하고 사지는 않는데, 이는 공정한 게 아니다"라며 "멕시코 교역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작심 발언한 지 보름도 되지 않아 나왔다.

앞서 멕시코 경제부는 2025년 7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수입 철강에 대해 5∼25%의 임시 관세를 부과하는 안을 지난해 기습적으로 발표했는데, 이는 저가 중국산 제품을 겨냥한 조처로 분석됐다.

앞서 브라질 역시 올해 철강 부문 관세율을 인상했다.

브라질의 경우 지난해 중국산 철강 수입은 전년 대비 50% 급증한 반면 국내 생산이 6.5% 감소하는 등 업계 타격이 현실화한 바 있다.

콜롬비아 일간 라레푸블리카는 철강협회(Camarero·카마레로)가 국내 철강생산 감소 원인을 저가 철강 수입으로 판단해 관세를 5%에서 20∼25%로 높일 것을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칠레도 지난 4월 중국산 철강의 덤핑 방지 목적으로 최대 33.5%의 잠정 관세를 매긴다고 발표했다.

라틴아메리카 철강협회(Alacero·알라세로) 홈페이지 보고서 자료를 보면 역내 철강 시장에서의 중국산 점유율은 2000년 15%대에서 지난해 54%로 급증했다.

그 여파로 칠레 주요 철강 제품 회사 중 하나인 CAP는 큰 폭의 적자와 경쟁력 있는 가격 책정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우아치파토 공장 폐쇄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칠레 정부는 이에 대해 "관세까지 부과하고 노조도 자구책을 내놓는 등 모두가 노력하고 있는데, 사측은 경영 책임을 방기한다"며 대응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walde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