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행동한 가맹점 갱신 계약 거절…대법 “BBQ에 과징금은 정당”

제너시스BBQ 그룹 회장 윤홍근.[사진 제공 = BBQ]

단체 구성을 이유로 가맹점주와 계약 갱신을 거절한 치킨 프랜차이즈 BBQ에 내려진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이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BBQ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일부 시정명령은 부당했다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지난달 11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BBQ는 2018~2021년 가맹점에 특정 업체로부터만 홍보 전단지를 구매하도록 강제하고 일부 가맹점사업자에게는 가맹점사업자 단체에 가입해 활동한다는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절했다.

이 과정에서 ‘본사를 비방하거나 다른 가맹점을 선동하면 언제든 계약을 종료하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이유로 공정위는 2021년 BBQ가 가맹사업법을 위반했다며 과징금 17억6000만원을 부과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BBQ가 특정 업체에서만 전단지를 구매하도록 강제한 행위에 대해선 12억6500만원, 단체 활동 이유로 한 가맹 계약 갱신을 거절한 행위에 대해선 4억9500만원 과징금을 산정했다.

BBQ는 “공정위의 처분 사유와 과징금 액수가 과도하다”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2심제로 진행되는 공정위 결정 불복 소송에서 원심법원은 BBQ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전단지 구매를 강제한 부분에 대한 과징금 12억6500만원만 인정했다.

그러면서 가맹점주 계약 해지에 따른 과징금 처분은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가맹 계약 갱신 거절이 점주 단체 활동 때문이라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단해서다.

이와 관련, 원심법원은 가맹사업자들이 가맹 계약 갱신 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10년까지로, 이 기간이 지나면 가맹본부와 가맹사업자의 계약 갱신 여부는 본부에게 재량권이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해당 가맹점주들이 모두 갱신 보장 기간인 10년 이상 BBQ와 계약을 했기 때문에 가맹본부의 판단 아래 계약을 끊더라도 위법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BBQ의 계약 갱신 거절 행위를 단체를 조직한 가맹점주들에 대한 ‘갑질’이라고 보고, 원심법원과 판단을 달리했다. 전단지 강매에 대한 처분은 원심법원 판결대로 적법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가맹점사업자단체 간부들이 운영하던 21개 가맹점 중 무려 12개 가맹점이 폐점하고 원고(BBQ)가 가맹점사업자단체 공동의장과 부의장 전부에 대해 가맹 계약 갱신을 거절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업자들은 상당한 자본을 들여 영업하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이 갱신되리라는 합리적 기대를 가졌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가맹점사업자단체를 구성해 활동했다는 이유로 그 의사에 반해 가맹계약이 종료됐다”며 “각서 제출만으로도 가맹점사업자단체 활동에 제약받거나 사실상 단체 활동을 포기하는 불이익을 받은 것”이라고 봤다.

이로써 상급심 판단은 공정위의 전부 승소 취지 판결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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