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제시키안, '이스라엘과 전쟁시 경제회복·민심수습 불가능' 인식"
"보복 최종권한 지닌 최고지도자는 찬성도 반대도 않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우)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중도·개혁 성향의 이란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이스라엘 보복 공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이란의 반체제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이 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자신의 대통령직 수행에 파멸적인 영향을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며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게 이같이 간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테헤란을 방문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지난달 31일 이스라엘에 암살되자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주변국들의 만류에도 이란은 중동 내 대리세력이 가세한 대규모 공습 등의 방식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란 인터내셔널은 "테헤란에 있는 모든 고위 당국자가 보복 욕구에 공감하는 게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며 "잠재적인 후폭풍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소식통들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아야톨라 하메네이를 만나 원치 않는 전쟁을 촉발할 수 있는 긴장악화를 피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어떠한 직접적 공격도 막아달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그런 분쟁이 발생하면 자신의 대통령직이 심하게 훼손될 것이며 중대한 문제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인터내셔널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이스라엘이 이란의 기간시설과 에너지 자원에 대한 과격한 공격을 결단하면 이란의 경제가 파괴되고 국가의 붕괴가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자신의 보복 자제론이 강경파들의 주장처럼 식견이나 경험 부족 때문에 나오는 게 아니라 국가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스라엘과 전쟁에 들어가면 경제의 회복과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국가 지도부와 국민의 균열 봉합 등 이란이 시급히 개선할 문제의 해결이 불가능해진다고 설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인터내셔널은 아야톨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이 같은 우려 제기에 지지도 반대도 하지 않는 채 애매한 입장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하니예가 살해된 다음날 이스라엘에 대한 가혹한 보복이 의무라며 강력한 대응을 지시했다.
신정일치 체제인 이란에서 '신의 대리자'이자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최고지도자의 지시는 본인이 취소하지 않는 한 반드시 집행돼야 한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이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뒤 열린 대선에서 유력후보들을 제치고 승리해 지난 30일 취임했다.
강경 보수파였던 전임자와 달리 중도·개혁파로 분류되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서방과 관계 정상화, 이란핵합의(JCPOA) 복원, 히잡 착용 여부 단속 완화 등을 선거운동 때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제사회에서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온건파일 수 있지만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국정운영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행정을 해나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jangj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