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빛 발차기' 완성한 박태준의 한 마디 "꿈 아니죠?"

▲ 금메달을 따낸 뒤 코치진과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는 한국 박태준


한국 남자 태권도 선수로는 16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준(20·경희대)과 금메달을 합작한 태권도 대표팀 정을진(53) 코치는 경기가 끝난 뒤 박태준과 나눈 한마디 말을 소개했습니다.

정 코치는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전에서 박태준이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에게 기권승을 따낸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태준이가 '저한테 꿈 아니죠?'라고 물어보길래 '꿈 아니니까 좀 즐기라'고 말해줬다"며 웃었습니다.

한국 태권도 8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 파리 올림픽 한국 선수단 12번째 금메달 등 값진 기록을 남긴 '금빛 발차기'는 단단한 마음 다지기에서 시작했습니다.

정 코치는 "태준이도 올림픽이 처음이고, 저도 올림픽이 처음이다. 그전에는 우리가 종주국이니까 챔피언으로서 도전자를 맞이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도전자라고 생각했다. 태준이와 '열심히 해서 '태권도 한 번 살려보자'고 했는데 힘든 걸 잘 버텨줬다"고 고마워했습니다.

정 코치가 바라본 박태준은 천재가 아닌 노력가입니다.

정 코치는 "천재라기보다는 진짜 열심히 하는 선수다. 인성도 좋고, 머리도 똑똑하다. 특히 다른 선수가 잘하는 게 있으면 자기 무기로 만드는 걸 잘한다"고 장점을 꼽았습니다.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면서는 힘과 체력을 키우는 걸 주안점으로 삼았습니다.

정 코치는 박태준이 준결승에서 격침한 세계랭킹 1위 모하메디 칼릴 젠두비(튀니지)와 경기를 예로 들어 설명했습니다.

정 코치는 "올림픽을 대비해 힘과 체력을 세 배로 올려놨다. 그 과정에서 무릎도, 허리도 매우 아팠는데 이겨내 줘서 고맙다"면서 "젠두비도 예전이라면 안 밀렸을 장면에서 이번에는 (힘에서) 밀리더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박태준과 정 코치는 금메달이 결정된 순간을 마음껏 즐기지 못했습니다.

마고메도프가 1라운드 도중 다리를 다쳐 계속 고통스러워했고, 2라운드에 결국 기권해서입니다.

정 코치는 "경기 멋있게 해서 1등하고 싶었는데 (상대 선수가) 너무 아파하니까 미안하기도 하고 마음이 안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박태준은 2라운드 1분 2초를 남기고 마고메도프가 고통스러워하는 중에도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아 기권을 받아냈습니다.

정 코치는 "2라운드는 아예 전의를 상실하도록 할 필요도 있었다. (아파하는 모습에) 좀 풀어주니까 곧바로 얼굴로 발차기가 날아오더라. 여지를 주지 않도록 확실히 눌러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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