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와르 등장에 휴전협상 난망…이스라엘 외무 "제거해야"
이란·하마스 협력 강화될 듯
하마스 새 정치지도자로 지명된 신와르 |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로 강경파 야히야 신와르(62)가 선출되면서 11개월째인 가자지구 전쟁이 더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기습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이 협상으로 전쟁을 끝낼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이스라엘이 현상금 40만달러를 내걸었을 만큼 신와르는 대화 상대가 아닌 '제거 1순위'였다.
당장 전쟁 당사자인 이스라엘에서 적대적인 반응이 나왔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서 "그를 하루빨리 제거하고 이 사악한 조직을 지구상에서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츠 장관은 7일에도 "신와르가 하마스 지도자가 된 것은 팔레스타인 문제가 이란과 하마스에 통제된다는 명확한 메시지"라며 "세계는 이란과 극단주의 '이슬람 축'에 대한 전투의 최전선에 있는 이스라엘을 지원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언론에서도 신와르를 위험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평가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신와르는 강경파이자 극단주의자, 자기도취에 빠진 인물이고 때로 정신병적 행동을 하는 것으로 묘사된다"며 지난해 10월 기습 등이 단순히 정치적 이유가 아닌 종교적 배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와이넷은 "신와르는 자신을 현대의 살라딘(12세기 십자군을 격파한 이슬람의 영웅)으로 여기는 무자비한 지도자"라며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와 이념을 같이 하는 그는 하마스를 최극단으로 끌고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마스도 신와르를 지도자로 내세운 이상 협상테이블에 앉기보다 '무장투쟁'의 길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 고위 관리는 6일 신와르의 선출에 대해 "점령 세력(이스라엘)에 계속 저항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특히 신와르가 전임 이스마일 하니예의 예기치않은 암살로 비상상황에서 하마스의 일인자가 된 만큼 이들이 '범인'으로 지목하는 이스라엘과 협상하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자국에서 하니예가 암살되면서 위신이 깎인 이란으로서는 강경파 신와르의 등장이 호재다. 이란과 더 밀접한 신와르가 하마스의 지도자가 된 것은 이란에 대한 재신임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와르는 이스라엘 감옥에서 22년 복역한 뒤 풀려난 이듬해인 2012년 이란을 방문해 이란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이었던 가셈 솔레이마니를 만나는 등 이란 군사조직과 가깝게 연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니예의 암살로 이스라엘에 보복하려는 이란은 신와르가 이끄는 하마스와 더 견고한 협력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압돌라힘 무사비 이란군 총사령관은 7일 신와르에 대해 "동시대의 위대한 전사"라고 추켜세우며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곧 강력하고 확실한 대응을 받게 된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외신도 신와르 선출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영국 가디언은 "휴전 협정 체결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미국 CNN 방송은 하마스의 결정이 협상에 "좋지 않은 소식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지난달 말 이스라엘의 레바논 베이루트 공습과 하니예 암살 등이 잇따르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공언하는 친이란 무장세력 '저항의 축'은 일제히 신와르에 힘을 실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이날 신와르의 정치국장 선출을 축하하는 성명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헤즈볼라는 저항과 투쟁의 길을 계속 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예멘의 후티 반군도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역사적인 국면에서 신와르가 신성한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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