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탄약도 약탈당해…"5일 오후 이후 최소 경찰 50명 사망"
공격으로 파괴된 방글라데시 경찰서 |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반정부 시위 격화로 총리가 퇴진한 방글라데시의 전국 경찰서 대부분이 분노한 군중의 공격 등으로 인해 '폐허' 상태가 됐다고 현지 일간 다카트리뷴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일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사임하고 인도로 도피한 이후 전국적으로 400여개 경찰서가 약탈당하고 파괴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거의 모두는 신변 안전을 우려한 끝에 대피했다.
또 많은 곳에서 경찰관들이 분노한 군중 속에 갇혀 있다가 군 병력의 도움으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경찰관은 다카트리뷴에 지난 5일 오후 이후 분노한 군중의 공격으로 최소 50명의 경찰관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험악한 분위기 속에 경찰관 사망자 수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실제 사망자가 더 많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식통들은 수많은 경찰서가 폐허로 변했고 경찰서 내 선풍기와 의자는 물론 무기와 탄약도 약탈당했다고 전했다.
한 경찰 간부는 1971년 독립 이후 이런 상황은 처음 겪는다며 경찰서들이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오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경찰이 몰린 것은 그간 일부 경찰 간부들이 정치적으로 영합했기 때문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경찰관이 다카트리뷴에 말했다.
일부 '정치 경찰 간부'가 개인 이익을 위해 부하들에게 일반 시민과 야당 지도자들을 탄압하고 고문하도록 강요했다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역대 모든 정부가 경찰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면서 경찰의 정치화는 특히 하시나 전 총리가 이끄는 아와미연맹(AL)이 정권을 장악한 2008년 이후 더욱 심해졌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 6월 법원의 독립유공자 자녀 공직할당제 부활 결정으로 촉발된 대학생 시위가 격화해 지금까지 400여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다쳤다. 피해자 대부분이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희생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시위를 주도해온 대학생과 시민 봉사자들이 이제 공공질서 유지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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