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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나 전 방글라 총리 사임·해외도피는 군부 '항명'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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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군장교 등 인용 보도…유혈진압 거부 통해 총리 지지 철회

연합뉴스

지난 5일 총리 관저로 행진하는 방글라데시 시위대
(다카 AFP=연합뉴스) 방글라데시 반정부 시위대가 지난 5일 수도 다카에서 군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리 관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가 지난 5일 돌연 사임하고 국외로 도피한 것은 군부가 시위대 유혈 진압을 하지 않겠다고 항명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현역 육군 장교들과 인도 관리 등의 말을 빌려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와커 우즈 자만 방글라데시 육군 참모총장은 지난 4일 저녁 휘하 장군들과 온라인 정례회의를 열고 통행금지령 집행과 관련해 민간인을 겨냥해 총격을 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자만 참모총장은 이어 총리 측에 연락해 군 병력은 총리가 요구한 통금령 관련 진압을 할 수 없다고 알렸다.

통금령은 지난 6월 법원의 독립유공자 자녀 공직할당제 부활 결정으로 촉발된 대학생 시위가 격화해 유혈 충돌이 발생한 뒤 내려졌다.

한 방글라데시 장교는 로이터통신에 "메시지는 분명했다"면서 "하시나 총리가 더는 군의 지지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15년 장기 집권을 이어오며 반대 세력을 허용하지 않던 하시나 총리가 갑자기 사임하고 국외로 달아났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하시나 전 총리와 인척 관계인 것으로 알려진 자만 참모총장이 총리에 대한 지지 철회 결정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설명한 적은 없다.

이와 관련해 방글라데시 군 소식통들은 시위 규모가 커지고 유혈 진압에 따른 사망자가 240여명에 이르자 모든 것을 걸고 총리를 계속 지지한다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면서 자만 참모총장의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M. 사카와트 호사인 방글라데시 군 예비역 준장은 "(진압에 투입된) 군인들 사이에 많은 불안감이 있었다"면서 "군인들은 현장에서 일어나는 것을 목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이 육군 참모총장에게 압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결국 다카 소재 관저에 있던 하시나 전 총리는 수만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며 도심으로 몰려들자 5일 정오쯤 군용기를 이용해 인도로 떠났다.

앞서 인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는 전날 하시나 전 총리가 인도 당국의 조언을 듣지 않고 지난해 친중 성향인 자만 장군을 육군 참모총장으로 임명, 결국 몰락을 자초했다고 보도했다.

자만 참모총장은 대학생 시위가 격화하자 이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고 오히려 하시나 전 총리에게 여동생과 함께 방글라데시를 떠나라고 최후 통첩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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