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쇼크’ 계기로 폐지론 재부상
韓, 李에 “초당적 논의” 공식 제안
시행 주장 진성준에 항의 댓글 쇄도
野, 오늘 예정 ‘금투세 유예 토론’ 연기
한 대표는 이날 오전 당정협의회에서 “(금투세 시행을) 강행하면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페이스북에도 “대만은 1988년 금투세와 유사한 주식 양도세 도입 발표 후 주가가 36.2%나 폭락했다. 우리가 왜 그 길로 가야 하나”고 썼다.
이 후보도 이날 오후 진행된 당 대표 후보자 TV토론회에서 “좁게 보면 세금을 많이 걷는 게 국가 복지 정책 유지 운영에 더 도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지금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주식은 꿈을 먹고 사는데 5000만 원까지 과세하는 문제에 대해 많은 분들이 저항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금투세 시행을 유예하거나, 도입하더라도 (과세) 기준을 완화하자는 입장”이라며 “(당 대표 연임 후) 당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왕 간 휴가 맛집 투어 하면서 과음만 하지 마시고, 민생 현장의 고통을 피부로 체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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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한 대표의 금투세 논의 제안에 대한 당 차원의 공식적인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증시 폭락이 시행되지도 않은 (금투세) 제도 때문이라는 말이냐”며 “여당이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인 정부의 경제 운용 실패에 대해 사과하지는 못할망정 금투세를 이용해 책임을 야당에 전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7일로 예정됐던 당 차원의 금투세 유예 관련 토론회를 연기하는 등 ‘개미 눈치’를 보는 모습이다. 금투세 시행을 공개 주장했던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의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민주당 지지를 철회한다” 등의 항의성 댓글 5700개가 올라온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가 “민주당이 열지 못한 금투세 토론회를 국민의힘과 함께하자”고 제안하자 토론회를 주최했던 민주당 임광현 원내부대표는 “(토론회에) 한 대표가 직접 나오라”라고 했다.
여당은 이날 야당을 향해 종합부동산세와 상속세 등 세제 개편 논의와 연금개혁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도 제안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견이 적은 민생법안을 8월 말까지 처리하자”고 했다. 민주당 진 의장도 한 대표가 전날 폭염 취약계층 전기료 감면 법안에 대한 여야 협의를 요청한 것에 대해 “전기료뿐이겠나”라며 “시급한 민생 물꼬를 트기 위한 정책위의장 간 테이블을 구성하고 여야 협의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여야 정책위의장은 7일 상견례를 한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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