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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김민석(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민형배·이언주 최고위원 후보가 4일 오후 전남 나주시 나주종합스포츠파크에서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정기당원대회 1부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 참여하고 있다. 2024.08.04. leeyj2578@newsis.com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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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당원 중심 정당으로의 도약을 위해 신설한 '전국당원대회'가 저조한 참여율로 흥행 실패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이번 행사 명칭을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전당대회로 바꿨다. 이른바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으로 불리는 뻔한 선거 결과가 저조한 투표율의 원인이란 지적이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순회경선 투표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지난 주말 민주당은 호남지역(광주·전북·전남) 순회경선을 실시했는데, 광주·전북·전남지역 투표율이 각각 25.3%, 20.3% 23.2%에 그쳤다. 전체 권리당원(약 123만명) 가운데 3분의 1이 집중됐으며 당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호남에서 극도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이다.
앞서 진행된 9차례 순회경선에서는 제주(18.4%), 강원(21.9%), 충남(25.1%) 등을 제외한 6곳에서 30%를 넘는 참여율을 기록했다. 대구가 52.2%로 가장 높았으며 경북(47.8%), 부산(42.1%), 울산(33.5%), 경남(35.1%), 충북(30.4%) 순이었다. 민주당 지지세가 높고 권리당원 수가 많은 지역일수록 투표율이 낮았고 보수세가 강한 영남권에서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셈이다.
△경기(10일) △대전·세종(11일) △서울(17일) 등 4개 지역 순회경선과 별개로 아직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각 지역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추가 온라인 ARS투표가 남았지만 당 내부에서는 벌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저조한 참여율에 대한 지적은 지난주 충남·북 순회경선 직후에도 일부 제기됐다. 당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호남에서 충청권보다 낮은 투표율을 기록하자 해당 우려가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내기도 했던 5선 정동영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정치는 참여가 핵심이다. 당 차원의 투표율 제고를 위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현장에 나와서 하는 투표였다면 투표율이 높았겠지만 온라인으로 진행하다보니 어떤 정당이든 30% 전후였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민주당 투표율이 이보다도 낮아) 조금 유감"이라고 말했다.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는 전날 광주지역 합동연설회에서 "민주당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전북에서의 투표율이 20% 초반"이라며 "참여의 불꽃이 꺼지니 민주당 집권의 불꽃도 꺼지고 있다. 우리들만의 잔치 우리들만의 리그가 되면 우리는 또다시 정권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나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4일 오후 전남 나주시 나주종합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정기당원대회 1부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 참여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08.04. leeyj2578@newsis.com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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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후보가 호남 순회경선을 앞두고 본인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투표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냈음에도 저조했다"며 "현장 투표만 가능했다면 폭염 속 치러졌다는 핑계라도 있었을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 후보는 지난달 31일 SNS에 "투표권은 주권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며 "참여가 곧 권력인 만큼 당의 주인으로서 꼭 투표해주길 바란다. 투표하지 않으려는 당원들에게도 독려해달라"고 부탁했다.
정치권에서는 앞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달리 이 후보의 당 대표 연임이 명약관화하다는 점을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순회경선 초반 90%를 넘었던 이 후보는 호남에서도 독주를 이어갔다. 광주·전북·전남 3개 지역 합산 9만2807표 가운데 7만7550표를 얻어 83.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이 후보의 순회경선 누계 득표율은 86.97%다.
최고위원 경선에 이 후보의 영향력이 지대하다는 점도 흥미 저해의 요인이란 평가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20일 지지자 앞에서 "왜 이렇게 김민석 (후보) 표가 나오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후 김 후보는 충청권 경선에서 1위를 달리던 정봉주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했고 이번 호남지역 경선을 통해 1위로 올라섰다.
김두관 당 대표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원주권시대라고 하지만 일부 강성지지자만 대거 참여하는 방식이다. 오랜시간 진성당원 했던 분들은 대의원하고 있다"며 "(대의원대회를 당원대회라 고치고 대의원 가중치를 낮추는 제도적 변경으로) 당의 다양성이 훼손된 것 같아 염려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권리당원 중 투표를 못한 (유권자는) ARS투표를 (8·18 전당대회 당일까지) 하게 되는 데 이 결과까지가 최종 투표율"이라며 "(결과를 보고) 객관적으로 높은 투표율인지 아닌지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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