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삼다수 마스터스 2타 차 1위
윤이나 |
“사실 첫 우승은 우승인지 몰랐다. 이번 우승은 그때보다 훨씬 기쁘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든다.”
돌아온 윤이나(21)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복귀 후 세 차례 준우승을 딛고 15개 대회 만에 정상에 올랐다. 2년 만에 우승컵을 다시 안았다. 우승 후 “저의 잘못으로 많은 분께 실망을 드렸는데 이렇게 많은 응원을 보내 주신 팬들 덕분에 돌아올 수 있어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면서 울먹였다.
윤이나는 4일 제주도 제주시의 블랙스톤 제주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윤이나는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방신실(20), 강채연(21), 박혜준(21) 등 3명이 나란히 공동 2위(12언더파)에 올랐다.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받은 윤이나는 대상(315점)과 상금(7억3143만원) 랭킹 모두 2위로 올라섰다. 선두 박현경(24·대상 370점, 상금 9억1860만원)을 추격했다.
윤이나는 아마추어 국가대표를 거쳐 2022년 KLPGA 투어에 데뷔, 폭발적인 장타력을 앞세워 그해 7월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앞선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자신의 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도 경기를 그대로 진행(오구 플레이)한 사실을 한 달이 지난 뒤 자진 신고해 출전 정지 3년 중징계를 받았다. 대한골프협회와 KLPGA가 이를 1년 6개월로 줄여주면서 올해 투어에 복귀했다.
투어 복귀 후 윤이나는 전반기에만 준우승 세 번, 3위 한 번, 4위 한 번을 기록했다. 준우승 세 번 가운데 두 번은 연장 패배였다. 14개 대회에서 톱10에 7번이나 들 정도로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좋은 성적을 올렸다.
윤이나는 이날 2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다. 윤이나는 후반기 첫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홀마다 티샷 클럽을 달리하는 노련한 경기 운영을 보였다. 페어웨이가 좁은 홀에서는 드라이버 대신 우드나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티샷했다.
드라이버로 250m, 우드로 230m 정도 비거리가 나오면서 “차원이 다른 경기를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이나가 18번 홀에서 우승 퍼트를 넣자 이날 챔피언 조에서 함께 경기한 2003년생 동갑내기 강채연, 박혜준을 비롯해 방신실, 유해란, 한진선, 서어진 등 동료 선수들이 물을 뿌려주며 축하했다. 윤이나는 “동료가 물을 뿌려주며 진심으로 축하해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뭐냐는 질문에 윤이나는 “국가대표 시절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란 책을 읽으며 큰 위안을 받고 힘을 냈다. 오늘은 집에 가서 떡볶이를 먹겠다”고 했다.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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