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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이통3사, 철옹성 '통신'으로 주가 순풍…AI수익화 난관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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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사업 성장률 낮아도…꾸준한 수익 담보

7월 한 달 평균 6% 상승…코스피 평균보다 7%p 높아

아주경제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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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주가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순풍이 불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업'을 공언한 기업들이 'AI 수익화'란 난관에 봉착해 주가가 하락세를 걷는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제4이통사 실패', '알뜰폰 부진' 등이 맞물려 통신 사업의 하방경직성이 돋보였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지난달 SKT와 KT는 각각 약 6%, 5%의 주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LG유플러스 주가는 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수익률 -1%를 크게 상회하는 성적이다.

이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를 비롯한 국내 AI 스타트업들의 주가가 급락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은 2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각각 5%, 7% 감소했다. AI에 막대한 투자를 했으나 이를 회수하는 데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국내 AI 기업의 주가 하락세는 더욱 명확해 보인다. 한글과컴퓨터·이스트소프트는 연초부터, 폴라리스오피스는 지난 5월부터 주가가 감소세에 들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투자자들이 지난해까진 AI 기술력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부터는 AI 상품·서비스를 통해 어떻게 수익을 발생시킬 것인지를 주안점으로 두고 있다"며 "대부분 기업들이 수익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통3사 역시 AI 수익화에 대한 고심이 깊다. 이통3사는 AI를 신사업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클라우드 게임과 메타버스 등 비주류 사업들을 정리해 비용 효율화도 추구했다. 그러나 아직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를 충족시킬 만한 서비스가 정립되지 않아서다.

다만 AI 수익화의 칼날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 산업의 특성이 주가에 강하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통신 산업은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기 어렵다.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정부로부터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성숙한 시장인 만큼 진입하더라도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 이렇다 보니 2분기 통신 매출 성장률이 1~3%로 전망돼도 통신주가 AI 투자자들의 대피처로 주목받고 있다.

더욱이 정부의 제4이통사 추진이 실패하고 알뜰폰 사업자들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통3사의 견고함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31일 스테이지엑스에 사전 통지한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처분을 최종 확정했다. 자본금 납입 등 정부가 요구한 사항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질적인 제4이통사라 평가받는 알뜰폰 업계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가 전환지원금 정책을 실시하고 이통3사로 하여금 저가요금제를 출시하게 하면서, 알뜰폰 업계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이통3사의 수요층이 알뜰폰 업계로 확장됐다는 의미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 수는 54만3289명이다. 지난해 상반기 65만8593명보다 9만6304명 줄어들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이통3사의 AI 발전 속도가 글로벌 빅테크보다 느려, 시장에서 AI 수익화에 대한 기대가 적은 편"이라며 "향후 통신 기술이 AI·자율주행 등 신산업과 접목할 수밖에 없는 만큼 이통3사들에 해외 기업 투자와 함께 자체적인 기술력 확보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박상현 기자 gsh776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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