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총장 "의대생 복귀 3개월 후 계획서 내겠다"…교수들 반발
이어지는 의정갈등 |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의과대학 교수 단체가 전국의 대학 총장들에게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회장인 홍원화 경북대 총장의 탄핵을 요구했다.
홍 총장이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의학교육 평가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2일 전국의 대학 총장들을 향해 "대학의 소명은 내실있는 교육"이라며 "의학 교육에 관해 무지하면서 의총협이라는 단체의 수장으로 의평원의 평가를 거부하겠다고 밝힌 홍 총장을 탄핵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대학을 떠나게 만든 장본인이 적반하장으로 학생이 떠났으니 평가받지 않겠다는 궤변을 늘어놓는 현실을 비판해달라"며 "이 폭력적인 시대에 일신의 영달을 위해 부실 교육에 앞장서겠다는 자들을 교육자의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후대에 오명을 남기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의평원은 입학정원이 10% 이상 늘어난 의대 30곳을 대상으로 앞으로 6년간 매년 '주요변화평가'를 실시하겠다고 예고했다.
일부 의대가 의평원의 평가 강화에 부담을 표한 가운데, 의총협 회장인 홍 총장은 현재 학생들 대부분이 수업을 거부 중인 상황을 고려해 이들이 수업에 복귀하고 3개월 이후 주요변화계획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홍 총장은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언제 돌아올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데 교육을 정상화시킨 뒤에 보고서를 내는 것이 맞는 순서"라고 강조하며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의평원 등에 이러한 방안을 공식적으로 제안할 방침이라고 했다.
전의교협을 포함한 의대 교수들은 홍 총장의 이러한 발언을 의평원 평가에 대한 '거부'로 보고 질타하고 있다.
가톨릭대·고려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울산대 등 6개 의대 교수도 지난달 31일 홍 총장의 발언을 두고 "의대생들이 교실을 떠난 상황과 교원 수 평가 등의 의평원 평가는 아무 관련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돌아온 후에야 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다고 하는 발언은 억지"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전의교협은 의료 현장이 하루도 더 버티기 어려운 상태라며 정부가 지금이라도 진정성 있게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대학 병원의 하반기 모집이 대규모 결원으로 끝나고 학생들의 유급이 불가피해지면서 대한민국의 의료는 사상 초유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며 "이 모든 문제를 초래한 정부는 책임을 지고 관계자를 문책하고 대국민 사과하라"고 강조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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