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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美·러 등 대규모 수감자 맞교환…"바이든에겐 외교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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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이후 최대 규모

트럼프 "대가로 돈 줬나" 비판

미국, 러시아 등이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수감자 맞교환을 성공시켰다. 고령 논란으로 재선 도전에서 물러나야만 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선 외교적 승리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7개국이 수감자 맞교환에 참여해 24명의 수감자가 동시 석방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냉전 이후 최대 규모다.

백악관 역시 같은 날 러시아에 간첩 혐의로 수감 중이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 등 3명의 미국인을 포함해 16명이 석방됐다고 확인했다. 이를 대가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서는 8명의 러시아 국적 수감자를 본국으로 송환했다. 터키 정보 당국자는 미국, 독일, 폴란드, 슬로베니아, 노르웨이, 러시아에서 온 24명의 수감자가 앙카라 국제공항에서 맞교환됐으며 이를 위해 비행기 7대가 동원됐다고 전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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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석방된 수감자의 가족들을 백악관에 초청한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브리핑에서 "이제 그들의 잔혹한 시련은 끝났고 자유로워졌다"며 "엄청난 안도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거래는 외교와 우정의 힘 때문에 가능했다"며 "동맹의 중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동맹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우선주의 기조로 동맹을 압박해 온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번 포로 교환 성사는 독일의 결단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월 독일을 방문해 러시아의 암살자 바딤 크라시코프를 석방해 달라고 호소했고, 올라프 숄츠 총리가 고심 끝에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크라시코프는 2019년 베를린에서 전 체첸 무장 세력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독일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상태였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크라시코프는 러시아와의 거래에서 핵심이었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숄츠 총리의 진정한 우정과 존중 덕분에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크라시코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애국자"라고 치켜세울 정도로 이번 협상 테이블에 러시아를 끌어들이는 데 필요한 핵심 인물로 평가 받았다.

NYT는 "복잡한 막후 협상을 거쳐 도출된 이번 맞교환은 바이든 대통령에겐 외교적 승리"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여러 차례 억류된 미국인들을 모두 집으로 돌아오게 하겠다는 약속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협상을 계기로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진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도 향후 푸틴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대화 여지에 대해 "그와 직접 접촉할 필요는 없다"며 일축했다.

수감자 맞교환 소식이 전해지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수감자 교환 대가로 러시아에 돈을 준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살인범, 암살자, 폭력배도 풀어줘야 하는지 궁금하다"며 "난 여러 인질을 돌려받았고 상대국에 현금은 물론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나쁜 선례를 만들게 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수감자 맞교환의 대가로 현금이나 제재 완화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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