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친이란 무장세력, 이스라엘에 보복 예고
이스라엘 “공격 시 맞대응”…확전 우려 커져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이스라엘 암살 사건으로 사망한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장례가 치러지고 있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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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암살 사건을 계기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이란을 비롯한 ‘저항의 축’ 대 이스라엘의 전쟁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란과 예멘, 레바논 등 친이란 세력은 하니예를 암살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고, 이스라엘은 공격 시 맞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중동 지역의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은 이스라엘 방어를 위한 추가 무기 배치 방안 등을 논의해 더 광범위한 대리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일(현지시간) 타스님통신 등 이란 매체에 따르면 모하마드 호세인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이날 테헤란에서 엄수된 하니예의 장례식에서 “‘저항의 축’과 우리가 하니예의 순교와 관련해 정의를 추구할 방법을 검토 중”이라면서 “다양한 조치가 있을 것이며 시온주의자(이스라엘)는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란과 하마스, 팔레스타인 이슬라믹지하드(PIJ), 예멘 후티 반군, 레바논 헤즈볼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등 친이란 무장조직들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보복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테헤란에 집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의 한 고위 관리는 로이터에 “이란과 저항 세력은 테헤란에서 열리는 회의 이후 철저한 평가를 통해 시온주의자(이스라엘)에 대한 가장 좋고 효과적인 보복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최고 국가안보회의를 긴급 소집해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군 통수권자기도 한 하메네이는 확전 시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에 대비한 방어 계획도 세울 것을 지시했다.
1일(현지시간) 이라크 나자프에서 시민들이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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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란 인사들도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이날 연설에서 “이란에서 하니예를 암살하고도 이란이 침묵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며 “우리는 모든 전선에서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으며 확전은 적의 반응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나스랄라의 오른팔인 푸아드 슈크르 사령관은 지난달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망했다.
후티 반군 지도자 압둘 말리크 알후티도 같은 날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할 것”이라며 하니예 암살에 대해 “모든 규범과 원칙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저항의 축의 보복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미사일, 드론을 동원한 이스라엘 본토 직접 타격 ▷대리 세력을 활용한 간접적 보복 ▷직·간접적 공격을 모두 동원하는 ‘하이브리드 작전’ 등이 거론된다.
이스라엘도 자국에 대한 공격이 발생할 경우 맞대응을 예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어느 곳에서든 우리에게 가해지는 모든 침략 행위에 무거운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방어적인 것과 공격적인 것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하니예를 계획적으로 암살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NYT는 중동 국가 관료들을 인용, 하니예가 약 2개월 전 귀빈 숙소에 몰래 설치된 폭탄에 의해 암살됐다고 전했다. 하니예가 묵은 숙소는 테헤란 북부의 ‘네샤트’로 알려진 복합 시설에 속한 건물로,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가 경호를 맡고 있었다. 핵심 보안 시설이 뚫린 것은 이란으로선 정보 및 안보의 재앙적인 실패로, 혁명수비대에 엄청난 당혹감을 안겼다고 이란 당국자들은 전했다.
1일(현지시간) 레바논 민방위 대원들이 레바논 남부의 샤마아(차마아) 마을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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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도 계속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민방위 당국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셰자이아에 있는 한 학교를 공격해 최소 15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부상 당했다. 해당 학교는 하마스 지휘관과 전투원의 은신처로 사용됐다는 이유로 공습을 받았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알자지라는 지난해 10월 시작된 가자전쟁이 이날로 300일을 맞았다며 “현재까지 어린이 1만6000명을 포함해 4만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중동 지역의 확전 우려가 높아지자 국제사회는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전날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로즈메리 디카를로 유엔 사무차장은 “국제사회는 갈등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미사일이나 무장드론, 치명적 공격을 동원하는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노 미츠코 일본 차석대사도 “중동 지역이 전면전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된다”며 분쟁 확대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 확대를 요구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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