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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총리, 극우폭력 부른 허위정보에 "SNS 기업에 책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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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난동범, 무슬림 이민자' 루머 확산에 英 곳곳서 소요사태

연합뉴스

하틀리풀에서 벌어진 폭력 시위
[AP/PA 연합뉴스]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소셜미디어(SNS)에서 떠도는 허위 정보가 극우 폭력 사태를 부추겼다면서 SNS 플랫폼을 운영하는 대기업에도 책임이 있다고 경고했다.

스타머 총리는 1일(현지시간) 오후 극우 폭력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어 대형 소셜미디어 기업을 향해 "폭력 소요가 분명히 온라인에서 부추겨졌다"며 "이 또한 범죄이고 이는 당신의 구내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은 모든 곳에서 준수돼야 한다"며 "온라인으로 선동하는 것은 범죄이며 이는 표현의 자유 문제가 아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우리가 모두 즐기는 기회를 주지만, 거기엔 책임도 뒤따른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리버풀 인근 사우스포트의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 흉기 공격이 발생해 어린이 3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친 이후, 용의자로 체포된 17세 남자가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SNS에서 확산했다.

30일 사우스포트의 모스크(이슬람 사원) 앞에서 폭력 시위가 벌어져 경찰관 50여 명이 다쳤다. 31일에는 시위자들이 런던에서 "우리나라를 돌려받고 싶다", "보트를 멈춰라" 등의 구호를 외쳤고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동상을 향해 조명탄을 던졌다.

스타머 총리는 "이들은 모스크를 모스크라는 이유로 공격하고 윈스턴 처칠 동상을 향해 조명탄을 던졌다"며 "이건 시위도 아니고 합법적이지도 않은 범죄이자 폭력 소요"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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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폭력사태에 대해 기자회견 하는 스타머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그는 또한 이번 사태가 '극우적 혐오'로부터 동력을 얻은 조직적이고 고의적인 행위라면서 "앞으로 며칠, 몇 주에 걸쳐 가장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경찰 고위 간부들을 다우닝가로 소집해 긴급회의를 열었다.

그는 경찰에 "정부는 여러분이 필요한 권한을 갖고 있으며 그 권한의 행사를 지지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법원은 이날 이번 사건 피의자 이름 액설 루다쿠바나를 공개하는 것을 허용했다.

영국에서 미성년 피의자의 이름 등 상세한 신상은 비공개가 원칙으로, 경찰은 앞서 나이와 성별, 출생지 등만 공개했다.

온라인에서 피의자의 이름이라며 떠돈 아랍식 이름 '알리 알샤카티'는 경찰이 앞서 말한 대로 허위로 드러났다.

로이터 통신의 분석에 따르면 피의자가 망명 신청자라거나 이주민이라는 허위 주장은 엑스(X·옛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플랫폼에서 최소 1천570만회에 걸쳐 조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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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회의를 위해 다우닝가로 들어서는 경찰 간부들
[로이터 연합뉴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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