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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피살된 일인자 하니예…휴전협상 핵심, 하마스 정치 '얼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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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분쟁서 협상 도맡아…카타르서 망명 중 호화생활 의혹도

하마스 창시자 비서 거쳐 권력 획득…2003년 이스라엘 암살시도서 생존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족 사망에도 "순교 영광…입장 안 바꿔"

연합뉴스

이스마일 하니예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30일(현지시간) 열린 마수드 페제시0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차 이란을 방문했다가 수도 테헤란에서 피살된 이스마엘 하니예(62)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로, 수십 년간 하마스를 이끌어왔다.

미국 CNN 방송,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하니예는 1962년 가자지구의 가자시티 북쪽의 샤티 난민촌에서 태어났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가 운영하는 학교에서 공부했고, 가자지구 이슬람 대학교에서 아랍 문학을 전공했다.

하니예가 하마스에 합류한 것은 1980년대 말 제1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반이스라엘 독립투쟁)가 계기였다. 당시 여러 차례 이스라엘 감옥에 투옥됐으며 1992년에는 다른 하마스 대원, 성전주의자 수백 명과 함께 레바논으로 추방됐다.

그는 하마스 창시자이자 정신적 지도자였던 셰이크 아흐마드 야신의 개인 비서로 일했다. 이때 야신의 도움을 받으면서 하마스 내에서 권력을 얻게 됐다고 NYT는 전했다.

2003년 하니예는 야신과 함께 이스라엘의 암살 표적이 됐지만 살아남았다. 야신은 이듬해인 2004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그 뒤 하니예는 2006년 팔레스타인 선거에서 하마스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이 이끄는 파타당을 꺾고 승리하면서 가자지구 총리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선거 결과를 둘러싼 하마스와 PA를 이끄는 파타 사이 갈등 속에서 해임됐다.

이후 2007년 하마스가 일방적으로 가자지구 통치를 시작하면서 가자지구의 하마스 지도자를 맡았다.

하니예는 2017년 2월 가자지구 지도자 자리를 야히야 신와르에게 넘기고 같은 해 5월 하마스 정치국 최고지도자인 정치국장에 선출된 뒤 카타르에서 생활했다.

하니예는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분쟁 국면마다 협상을 도맡으며 국제사회에서 하마스 외교의 얼굴로 통했다.

또 하마스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실용주의 노선을 따르는 온건파 인사로 분류된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그는 봉쇄된 가자지구의 통행 제한을 피해 튀르키예와 카타르의 수도 도하를 오가며 휴전 협상가 역할을 하거나 동맹인 이란과 대화했다고 NYT는 전했다.

비록 가자지구에 직접 가지는 못하지만 신와르와 같은 하마스 강경파와 소통하는 핵심 경로로 여겨졌다.

로이터는 "가자지구 전쟁이 격화하면서 그는 하마스의 국제 외교 와중에 강경한 입장의 '얼굴' 역할을 했다"면서도 "이러한 레토릭(수사)에도 불구하고 많은 외교관은 그를 가자지구 내에 있는 하마스의 강경파 일원들보다는 온건하다고 여겼다"고 전했다.

하니예는 지난 2021년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11일 전쟁' 이후 이집트의 중재로 진행된 휴전 협상에 관여했다.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 발발 이후 진행된 휴전 협상에도 하마스를 대표해 나섰다.

특히 지난 4월 휴전 협상 와중에 세 아들과 손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뒤에는 영상 성명에서 "세 아들과 손주들이 순교하는 영광을 주신 신께 감사하다"며 "우리 아들들을 표적으로 삼는다고 해서 하마스가 입장을 바꿀 거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망상"이라고 말했다.

지난 달에는 누나와 조카 등 가족 10명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잃은 뒤 "(이스라엘이) 나의 가족을 표적으로 삼아 우리나 저항 세력의 입장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망상"이라며 휴전 협상안에 종전이 포함돼야 한다는 하마스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니예는 지난 5월 신와르, 알카삼 여단 사령관인 무함마드 데이프와 함께 국제형사재판소(ICC) 카림 칸 소추관의 체포영장 청구 대상에 올랐다.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민간인들을 학살한 혐의가 적용됐다.

지난해에는 하니예가 이란 등이 지원한 자금으로 카타르에서 호화 생활을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국이 하마스와 하니예의 자금조달 활동을 해온 인물들을 제재한 바 있다.

앞서 하니예 자신도 2018년 미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특별제재대상(SDN)에 포함된 바 있다.

hrseo@yna.co.kr

연합뉴스

[그래픽] 하마스 정치국 최고지도자 하니예 피살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0eun@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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