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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법원 "무허가 개 보호소 철거명령 적법…보호 활동, 법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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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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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로 설치된 개 보호소를 철거하라는 구청의 명령은 타당하다는 2심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1심은 "동물보호 행위에 대한 과도한 규제"라며 구청 처분이 위법하다고 봤지만, 2심은 "동물보호 활동도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며 원심을 뒤집었습니다.

서울고법 행정7부는 동물권 단체 '케어' 박소연 전 대표와 '롯데목장 개 살리기 시민모임'이 인천 계양구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계양구청이 시민모임에 내린 명령은 적법하다"며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습니다.

박 전 대표는 2020년 7월 계양구의 개발제한구역에서 30년 가까이 무허가 개 사육장을 운영하던 A 씨와 "육견사업을 포기하고 사육견을 입양 보내는 데 협조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해 9월 설립된 시민모임은 사육장을 정비해 개 보호소로 운영했습니다.

하지만 계양구는 12월 박 전 대표와 시민모임에 "토지의 형질을 무단으로 변경하는 등 개발제한구역법을 위반했다"며 자진정비, 즉 철거를 지시하는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듬해 2월에는 가축분뇨법 위반을 이유로 시설 사용금지 명령도 내렸습니다.

박 전 대표와 시민모임은 구청의 처분이 동물보호법의 입법 취지에 반한다며 불복 소송을 냈습니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이 보호소 운영 주체가 아니라는 주장도 폈습니다.

1심은 원고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우선 "보호소를 설치하고 운영한 행위는 이를 위해 구성된 시민모임이 한 것"이라며 박 전 대표를 상대로 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인정했습니다.

또 "보호소 운영을 개발제한구역법 위반으로 보더라도 구청의 처분은 동물보호행위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보호소가 운영돼 가혹한 학대를 당하던 육견들이 생명 보호와 안전 보장 기회를 누리게 됐고, 유기견들의 무질서한 야생화나 주변 주민 피해도 막을 수 있었던 반면 토지 훼손 정도는 크다고 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2심은 박 전 대표에 대한 처분은 1심과 같이 위법하다고 봤습니다.

다만 시민모임에 대한 처분은 "동물 보호를 위한 사회적 활동이라 해도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법이 정한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심은 "시민모임이 무단으로 보호소를 운영해 상당한 소음과 악취 등이 발생하고 많은 주민이 고통을 호소하며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며 "동물 보호의 중요성은 부정할 수 없으나, 개발제한구역과 가축분뇨의 적정한 유지와 관리 역시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돼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한성희 기자 chef@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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