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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헤즈볼라 전면전?...중동 긴장 재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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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골란고원 폭격 뒤 전면적 보복 검토...베이루트 폭격도 만지작

국제사회, 중동 확전 막기 위한 움직임...美 "외교적 해결 위해 노력"

아주경제

전날 로켓이 떨어져 12명이 사망한 이스라엘 점령지 골란고원의 마즈달 샴스의 축구 경기장에서 시민들이 28일(현지시간) 촛불을 밝히고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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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의 골란고원 공격에 대한 전면적인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중동 지역 전운이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28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골란고원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7일 이스라엘과 레바논·시리아 접경지대인 골란고원 마즈달 샴스의 한 축구장에 미사일이 날아들어 어린이와 청소년 등 12명이 사망했다.

골란고원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당시 시리아로부터 점령해 1981년 자국 영토로 합병한 지역(국제사회는 인정하지 않음)이다. 이번 공격이 발생한 마즈달 샴스에는 시아파 분파인 드루즈파를 믿는 시리아계 주민과 이스라엘 정착민이 주로 거주한다. 이날 공격으로 희생된 아이들은 8~15세 드루족이다.

헤즈볼라는 이례적으로 공격 의혹을 즉각 부인했지만,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격의 주체로 헤즈볼라를 지목하고 레바논 남부 여러 곳에 보복 공격을 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선 상태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타격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는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때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원으로 창설된 레바논의 이슬람 시아파 무장정파다. 중동 내 반미·반이스라엘 연합체 ‘저항의 축’을 주도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 중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는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수십 년 동안 전쟁 상태로, 레바논이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직후 하마스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서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역시 무력 충돌을 빚어왔다. 최근 몇 주 동안은 교전이 잦아지면서 갈등이 고조됐고, 이에 민간인 사망자도 수백명 발생했다.

로이터는 보안 및 의료 소식통, 헤즈볼라가 발표한 사망 통계 등을 종합하면 가자전쟁 이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헤즈볼라 군인 약 350명이 사망했고, 레바논에서 어린이, 의료진, 언론인 등 민간인 1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골란고원 희생자를 포함해 헤즈볼라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가 23명으로 늘어났으며, 군인도 최소 17명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가자전쟁 이전에도 이미 수차례 전쟁을 치렀다. 마지막 전쟁은 2006년 이었는데, 당시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통제 지역인 베이루트 남부를 공습하면서 100만명의 피난민이 발생했었다. 헤즈볼라의 미사일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도 30만명의 민간인이 거처를 잃었다.

현재 헤즈볼라 병력 규모가 2006년 전쟁 때보다 훨씬 커졌고, 특히 엄청난 수의 드론이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압도할 수 있어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2006년보다 훨씬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이스라엘의 전면적인 보복 가능성이 커지자, 국제사회는 중동 확전을 막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 공격은 레바논 헤즈볼라에 의해 수행됐다"며 "마땅히 규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닌 헤니스-플라샤르트 유엔 레바논 특별조정관과 아롤도 라자로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UNIFIL) 사령관도 공동 성명을 통해 "역내 전체를 재앙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치열한 교전을 중단시키기 위해 최대한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이스라엘의 일부 당국자들은 헤즈볼라에 강경한 대응을 원하면서도 상황이 전면전으로 번지는 것은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이스라엘 당국자는 "양측이 지금까지 취해온 것보다는 한 발 더 나아간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며 "이들이 나락에 빠지는 것을 피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이지원 기자 jeewonle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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