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협상 했지만 교착 여전…철군·검문소 유지·휴전기간 놓고 줄다리기
피란 떠나는 가자지구 주민들 |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스라엘 점령지인 골란고원이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을 받아 12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28일(현지시간) 휴전 협상이 재개됐으나 큰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미국, 이스라엘, 이집트, 카타르의 고위 당국자들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석방 등을 포함한 가자전쟁 휴전안을 논의했다.
이스라엘과 중재국의 소식통들은 협상이 지난 몇주간 진전을 보긴 했지만, 여전히 몇 가지 핵심 쟁점 때문에 교착에 빠진 상태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협상 대표는 일단 이스라엘로 돌아갔고, 협상은 며칠 내에 재개될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은 휴전 기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잔류 기간과 범위 문제가 이날 협상의 진전을 가로막는 핵심 쟁점이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달 초 휴전 기간 하마스가 국경을 넘어 무기를 밀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우려해 가자지구와 이집트의 국경 지역에서 병력을 유지하겠다는 새로운 제안을 했다.
이스라엘은 올해 5월 초 가자 최남단 도시 라파의 팔레스타인 쪽 국경검문소를 장악한 것을 시작으로 6월부터 가자-이집트 국경 전체를 통제해왔는데, 휴전을 해도 철군하지 않고 버티겠다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이스라엘 측 협상가들이 향후 하마스가 터널을 파려는 시도를 감지하는 센서를 설치하고 터널 건설을 막기 위한 지하 장벽을 건설할 수 있다면 가자지구-이집트 국경 지대에서 군대를 철수할 수 있다고 비공개로 논의했지만, 이 부분도 아직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휴전 기간을 두고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하마스는 영구적인 휴전을 원하지만, 이스라엘은 전투를 재개할 수 있는 선택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스라엘은 휴전 이후 하마스가 가자시티로 무기를 운반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자지구 내부 고속도로를 따라 군사 검문소를 유지하는 방안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은 이스라엘 내부 우파로부터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하라는 압박을 받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휴전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스라엘 측 협상가들은 핵심 쟁점에 있어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고, 중재국들은 '유연한 태도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미 의회서 연설하는 네타냐후 |
네타냐후 총리는 우파 연정 때문에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우파 연정 내 일부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는 휴전에 반대하고 만약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연정을 붕괴시키겠다고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태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4일 미국 의회 연설에서도 하마스를 소멸해 완전한 승리를 거두지 않는 한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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