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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대한민국→북한이라고 소개하더니…파리올림픽, 분리 독립 후 첫 출전한 남수단에 큰 상처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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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파리올림픽 ◆

이처럼 무성의한 대회 준비가 있을까. 대한민국을 북한이라고 소개하더니 이제는 남수단 국가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남수단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릴의 피에르 모루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푸에르토리코와의 2024 파리올림픽 남자농구 조별리그 1차전에서 90-79, 감격스러운 올림픽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 2023 FIBA 필리핀-일본-인도네시아 농구월드컵에서 당한 패배를 그대로 리벤지했다. 당시 남수단은 푸에르토리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 96-101로 패했다.

매일경제

사진(릴 프랑스)=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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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은 수십년 동안 이어진 내전 끝에 2011년 수단으로부터 분리 독립한 국가다. 이번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다수의 선수가 난민 출신, 그리고 그들의 2세다.

남수단은 지난 2023 FIBA 필리핀-일본-인도네시아 농구월드컵에서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며 당당히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다. 중국과 필리핀, 그리고 앙골라를 차례로 잡아내며 3승 2패를 기록했고 당당히 자신들의 첫 올림픽 티켓을 획득했다.

최근에는 ‘드림팀’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대접전을 펼쳐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르브론 제임스의 위닝 득점으로 100-101 패배했으나 남수단의 선전은 모두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적지 않은 평가전으로 철저하게 파리올림픽을 준비한 남수단. 그러나 올림픽 첫 경기부터 그들은 존중받지 못했다. 잘못된 국가가 20초가량 연주되면서 모든 선수가 놀란 것이다.

남수단 선수들은 잠시 당황한 모습을 보였고 대회 측에선 금세 국가 연주를 멈췄다. 그리고 선수들이 가슴에 손을 얹고 기다리자 야유하던 관중은 박수를 보냈다. 이에 푸에르토리코 선수들도 남수단의 국가가 제대로 연주될 때까지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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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릴 프랑스)=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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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분의 시간이 지난 뒤 남수단의 국가가 연주됐고 이후 선수들은 자신들의 첫 올림픽 경기를 준비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은 남수단은 푸에르토리코를 꺾고 감격스러운 첫 승을 신고했다.

사실 남수단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전력누수가 컸다. 주득점원 조 루알 아퀼이 이탈했고 볼 볼 역시 개인 문제로 합류하지 않았다. 호주에서 국가대표 생활을 한 쏜 메이커는 FIBA의 승인이 없어 출전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남수단의 승리 의지는 강했다. 호세 알바라도를 앞세운 푸에르토리코에 크게 밀렸으나 후반부터 대역전극을 펼치며 결국 첫 승리를 따냈다.

누니 오못은 “그건(잘못된 국가 연주) 우리에게 불을 붙인 것과 같았다”며 “분명 무례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존중받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세상에 보여주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파리올림픽에서 이와 같은 실수가 나온 건 1, 2번이 아니다. 지난 27일 개회식에선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장내 아나운서가 영어와 프랑스어로 북한이라고 불렀다.

이후 남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을 차지한 오상욱에 대해선 오상구(OH sangku)라고 잘못 표기하기도 했다.

‘AFP’는 이에 대해 “남수단의 국가가 제대로 연주되지 않은 건 대한민국을 북한으로 소개한 것과 같은 실수”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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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릴 프랑스)=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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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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