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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보다 셌다…네타냐후 만난 해리스 “침묵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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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경내 아이젠하워 행정청 부통령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뒤 취재진과 이야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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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25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가자지구 휴전 협상 타결 방안을 논의했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상황,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에 대해 자세히 논의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가능한 한 협상을 속히 마무리해 하마스에 잡힌 인질들을 석방하고 가자 지구에서 전쟁을 영구적으로 종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와 원조 장애물을 제거하고 민간인 생명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등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의 모든 위협으로부터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미국의 철통 같은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바이든과 네타냐후, 휴전 협상 논의”



네타냐후 총리는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자부심이 강한 유대인 시오니스트(유대인 민족주의자)로서 자부심이 강한 아일랜드계 미국인 시오니스트에게 50년간 이스라엘을 지원한 데 대해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혈통의 바이든 대통령을 ‘시오니스트’에 비유하며 친이스라엘 행보를 평가한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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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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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둘의 관계가 썩 편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네타냐후 총리에 바이든 대통령이 불편해 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바이든은 지난 5월 말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을 내놓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에 휴전을 압박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완전한 소탕’을 이유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이에 미국 대선 이후 정권 교체 가능성을 감안해 네타냐후가 휴전을 최대한 미루고 시간을 끌며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날을 세운 이는 바이든을 대신해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예약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과 네타냐후의 정상회담 이후 네타냐후와 별도 회동을 가졌다. 사실상 대선 후보로서는 처음으로 해외 정상과 대면한 셈이다.



해리스 “가자지구 고통에 심각한 우려”



회동 후 취재진을 만난 해리스는 먼저 하마스를 “잔인한 테러리스트 조직”으로 규정한 뒤 “이스라엘의 자기방어권을 존중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에게 너무나 많은 민간인들의 죽음 등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고통의 크기에 대한 나의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제 하마스와 휴전 협정을 체결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있지만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마스 섬멸’을 목표로 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은 지지하지만 민간인 피해 확대는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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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경내 아이젠하워 행정청 건물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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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는 “죽은 아이들과, 난민이 돼 안전을 위해 도망치는 굶주린 사람들의 모습은 참혹했다”며 가자지구 참상을 상기한 뒤 “우리는 이런 비극을 외면할 수 없다. 우리가 고통에 무감각해지는 것을 허용할 수 없으며 나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서 나온 연설 중 가장 강력”



이에 네타냐후와의 정상회담에서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을 논의했다’는 바이든 대통령보다 발언의 강도가 훨씬 셌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백악관은 바이든과 해리스가 네타냐후에게 전달한 메시지에는 차이가 없다고 하지만, 네타냐후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 바이든과는 달리 해리스는 팔레스타인의 곤경에 더 공감하는 것으로 자신을 차별화했다”고 평가했다. CNN은 “해리스는 ‘심각한 우려’를 두 차례 언급했고 가자지구 민간인 사망과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 대해 ‘재앙적’이라고 했다”며 “그의 연설은 (가자지구) 전쟁 시작 후 백악관에서 나온 연설 중 가장 강력했다”고 평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네타냐후 총리의 미 상ㆍ하원 합동 연설에 불참했다. 해외 정상이 미 의회에서 연설하면 상원 의장인 부통령과 하원 의장이 연단 뒷좌석에 나란히 배석하지만 해리스는 당일 예정돼 있던 인디애나주 유세에 참석하고 네타냐후 연설에 불참하는 쪽을 택했다. 가자지구 휴전을 압박하는 무언의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네타냐후는 26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26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만날 것”이라고 공개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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