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휴전협상 소식통 인용보도…"이, 팔 귀향자 선별권 달라 요구"
"이집트-가자 국경서도 철수 못해"…필라델피 회랑 지속점령 의사 피력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 간 교전을 피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로 피신했던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이스라엘군의 라파 침공을 앞둔 지난 4월 지중해 해안선을 따라 가자지구 북부로 귀향하는 모습. 2024.04.14.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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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가자지구에서 10개월째 계속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투를 종식하기 위한 '3단계 휴전' 협상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가운데 이스라엘이 휴전 조건을 추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렬 2개월 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가까스로 열린 휴전 협상이 또다시 공전하는 모습이다.
26일 로이터 통신은 협상에 정통한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이스라엘이 현재 가자지구 남부 지역으로 대피한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을 상대로 휴전이 성사되면 가자시티를 비롯한 북부지역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자국에 귀향자 선별 권한을 부여할 것을 새롭게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이날 로이터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로 돌아가는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한 심사 메커니즘을 원하고 있다"며 이들은 팔레스타인 귀향자들이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하마스 대원들을 지원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협상 당사자인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이러한 요구를 거부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또한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가자지구 남부 지역에서 자국군을 철수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았다. 이집트 국경선을 따라 19㎞ 정도 이어진 일명 '필라델피 회랑'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군사작전을 감행한 지난 5월부로 하마스의 무기 밀수 땅굴을 파괴하고자 회랑을 점령했다.
협상 중재국인 이집트는 지난 1월 가자지구에서 남하하던 이스라엘군이 필라델피 회랑으로 진격할 움직임을 보이자 회랑은 1979년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 체결한 평화협정에 따라 완충 지대로 설정된 곳이라며 양국 관계를 해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스라엘이 이 회랑에 군을 투입한 건 가자지구 전역에서 철군한 2005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미국·이집트·카타르의 중재로 지난 9일 도하에서 약 2개월 만에 휴전 협상을 재개했다. 이번 협상 테이블에 오른 3단계 휴전안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말 제안한 것으로 △6주간 휴전에 돌입해 하마스 피랍 인질과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맞교환하면(1단계) △휴전을 영구적으로 연장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고(2단계) △이후 가자지구를 재건하는(3단계)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중 이스라엘이 조건을 추가한 팔레스타인 귀향자 선별은 휴전 1단계에서부터 문제가 된다. 첫 6주간 이스라엘군 일부 대대가 가자지구 내 인구 밀집 지역에서 철수하면,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북부로 귀향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이 1단계 세부 사항에 이미 수록됐기 때문이다. 사미 아부 주리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에 휴전 의지가 없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시간을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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