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젊은 관객, 웹툰으로 포섭"·블룸 "'순한 맛' 공포영화 IP 찾죠"
'할리우드 본고장' LA서 K-스토리&코믹스 행사…하루 10곳과 릴레이 상담도
'할리우드 본고장' LA서 K-스토리&코믹스 행사…하루 10곳과 릴레이 상담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저희는 호러 레이블을 따로 두고 웹툰과 소설을 만들고 있어요. 단편과 장편 형식 중에 어떤 것을 선호하실까요?"(조연훈 투유드림 대리)
"단편보다는 장편을 선호하는데, 한국 감독님들은 웹툰을 장편 형식으로 만드는데 꽤 익숙하잖아요? 저희 성격에 맞는 흥미로운 지적재산(IP)이라면 될 것 같은데요."(김정윤 블룸하우스 크리에이티브 익스큐티브)
'K-스토리&코믹스 인 아메리카' 기업 간 상담 행사 현장 |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K-스토리&코믹스 인 아메리카' 기업 간 상담 행사 현장에서는 이처럼 보유 IP를 소개하는 한국 기업과 새로운 IP를 찾으려는 미국 제작사 간의 열띤 대화가 이어졌다.
이날 2일차를 맞은 행사장에는 디즈니, 유니버설을 비롯해 이름있는 바이어(IP 구매사)들이 찾아왔다.
이들이 예약한 상담 건수만 봐도 한국 스토리 IP에 대한 관심을 짐작할 수 있다.
미국에서 1916년 설립된 종합 미디어 기업 디럭스미디어를 비롯해 앰부시8, 도쿄팝, 에이블레이즈 퍼블리싱, 문퀼 등 5곳은 각각 한국 스토리·웹툰 제작사 10곳과 약속을 잡았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국내 만화·웹툰 스토리 기업이 14곳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참가사의 3분의 2를 만나고 가는 셈이다.
이름있는 영화 제작사들도 적극적으로 IP 확보에 나섰다.
'파라노말 액티비티'를 만든 미국의 유명 공포 영화 제작사 블룸하우스는 이날 투유드림을 비롯해 총 9개사와, 미국을 대표하는 영화사인 유니버설은 8개사와 연달아 상담을 잡았다.
1개사 당 주어진 상담 시간은 40분으로, 참가사들은 웹툰 약 3회차 분량을 실은 샘플 책자와 짧은 티저(맛보기) 영상 등을 보여주며 바이어에게 보유 IP를 설명했다.
연달아 이어지는 릴레이 상담 때문에 참가사들은 5분 안팎의 짧은 짬을 이용해 간신히 숨을 돌렸고, 2∼3곳은 점심시간에도 자리를 비우지 못하고 상담을 이어가기도 했다.
'K-스토리&코믹스 인 아메리카' 기업 간 상담 행사 현장 |
바이어들은 한국 웹툰 IP가 젊은 이용자, 이른바 젠지(Z세대·1997∼2006년생)에게 인기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야펫 파월 월트디즈니 부사장은 웹툰 IP의 장점을 묻는 말에 "웹툰이나 쇼츠,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실사 영화보다 선호하는 젊은 층이 있다"며 "기존 미국 대형 미디어 회사가 다가가기 어려웠던 젠지, 혹은 그보다 더 어린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콘텐츠가 현재 미국이나 유럽, 스페인어권 콘텐츠보다도 잘 나간다"며 "한국 웹툰과 콘텐츠에 대한 인기가 커지면서 디즈니도 이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블룸하우스도 청소년층을 겨냥한 '순한 맛' 공포영화의 인기를 강조하며, 이날 상담 현장에서 관련 IP를 찾고 있다고 했다.
김정윤 블룸하우스 크리에이티브 익스큐티브는 "우리가 작년에 선보인 '메건'처럼 현재 '13세 이상 관람가'(PG 13) 공포영화에 대한 수요가 엄청 많다"며 "25살이 보면 무섭지 않지만, 13세가 보면 무서운 수준의 공포영화 제작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K-스토리&코믹스 인 아메리카' 기업 간 상담 행사 현장에 비치된 웹툰 소개 자료 |
한편, 현장에 미처 오지 못한 기업들과는 별도로 줌(ZOOM) 온라인 미팅도 진행됐다.
은혜정 토리컴즈 대표이사는 "웹툰의 형식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기업들도 있었지만, 이처럼 잘 모르는 곳들조차도 웹툰에 관심을 갖고 상담을 요청했다는 것 역시 따져보면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전까지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북미에서 진행한 스토리IP 기업 행사에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은 출판사가 주로 바이어로 참석했다면, 올해는 한 번쯤 이름을 들어본 영상 제작사들이 방문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제작비용과 기간이 많이 소요되는 영상 산업에서도 웹툰 IP를 주목할 정도로 IP의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강하나 한국콘텐츠진흥원 만화웹툰산업팀 과장은 "예전과 비교해 바이어 가운데 영상 제작사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웹툰은 물론 웹소설 IP를 바로 영상화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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