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와 기업 투자 부진에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 들어 수출 호조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내수 부진이 발목을 잡으면서 당초 예상했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양호한 성장세"라는 입장이지만 당국의 안이한 대응에 경기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한은에 따르면 올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2%로 집계됐다.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2022년 4분기(-0.5%) 이후 6개 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번 성장률은 당초 시장 전망치(-0.1~0.2%)보다도 낮다.
정부와 한은은 2분기 경제 역성장이 발생한 데는 1분기 1.3%로 '깜짝 성장'한 기저효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1분기 큰 폭의 성장에 따른 조정으로 감안했던 수준"이라고 말했고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도 "산술적으로 연간 2.5% 성장이 가능해 전망치에 부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기저효과 영향을 부각했지만 역성장의 핵심은 소비와 투자를 비롯한 내수 부진 장기화에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고금리로 장기간 누적된 내수 부진 때문일 것이란 평가다.
실제로 2분기 GDP 성장률을 지출 항목별로 따져보면 내수 상황을 보여주는 민간소비(-0.2%)와 건설 투자(-1.1%), 설비 투자(-2.1%)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철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통화정책 향방을 고심 중인 한은이 곧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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