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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많게는 70억 원 물려"…티몬·위메프 판매자들 자금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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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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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의 모습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수많은 중소 판매자(셀러)의 자금 경색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거액의 판매대금을 물린 소상공인이 자금난으로 줄줄이 도산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연쇄 도산이 현실화하면 은행 등 금융권 역시 피해가 불가피합니다.

오늘(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 등 큐텐그룹 계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6만 곳 가운데 상당수는 중소 판매자입니다.

대부분 자금 사정이 열악해 판매대금 정산이 제때 이뤄져야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곳들입니다.

하지만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이 지연되면서 영세 판매자를 중심으로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했습니다.

상품 매입 자금이 없어 영업을 중단할 위기에 처한 판매자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정산 주기는 최대 두 달입니다.

이달 정산받지 못한 대금은 5월 판매분입니다.

6∼7월 판매대금 정산도 불확실한 터라 중소 판매자의 자금난은 갈수록 악화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전체 미정산 금액을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판매자에 따라 이달에만 최소 2천만 원에서 많게는 70억 원까지 물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티몬에 입점해 있는 한 판매자는 "정산받아야 할 대금이 수억 원대"라며 "버틸 수 있는 시한은 이달 말까지"라고 하소연했습니다.

또 다른 판매자는 "카테고리를 불문하고 많은 셀러가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며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업계에선 특히 디지털·가전이나 여행 등 거래 금액이 큰 카테고리 영세 판매자 자금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상품 단가가 큰 만큼 여신 거래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입니다.

여행업계에선 소형 여행사의 도산 우려가 큽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형 여행사는 판매대금을 정산받지 못하면 바로 자금난으로 이어진다"며 "규모에 따라 다르겠으나 이번 사태로 도산하는 중소형 여행사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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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화현 위메프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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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화현 위메프 공동대표는 오늘 언론과 만나 "우선 티몬과 위메프의 여행상품 판매 관련 미정산금은 1천억 원대로 추정된다"며 "큐텐 차원에서 정산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이번 사태로 여행사를 포함한 중소 판매자들이 줄도산하면 그 파장은 금융권에도 미칠 수 있습니다.

현금 사정이 여의찮은 많은 영세 판매자는 선정산 대출로 당장 필요한 자금을 충당합니다.

선정산 대출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판매자가 은행에서 판매대금을 먼저 지급받고, 정산일에 은행이 해당 플랫폼에서 대금을 받아 자동 상환하는 방식입니다.

금융감독원의 '7개 플랫폼 입점업체 정산대금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2022년 4년간 선정산 대출총액은 1조3천억 원을 웃돕니다.

연간 대출액은 2019년 252억 원에서 2022년 6천239억 원으로 25배로 불어났습니다.

플랫폼별로는 쿠팡 입점사의 대출액이 가장 많고 두 번째가 위메프입니다.

두 업체는 정산 주기가 상품이 판매된 후 최대 두 달 후로 이커머스 플랫폼 중에서 가장 깁니다.

문제는 이번 사태로 티몬과 위메프의 매출과 거래액이 급감하고 자금 회전력까지 약해져 판매자 정산이 언제 정상화할지 기약이 없다는 것입니다.

티몬과 위메프에서 쌀 상품을 판매해온 한 정미소는 "판매대금 5억 2천만 원 정산 일자가 7월 12일에서 17일, 24일로 차례로 밀리더니 결국 24일에도 정산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정미소가 도산하면 농민들 피해도 불가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은행들이 티몬과 위메프의 대출 상환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전날부터 두 플랫폼 판매자에 대한 선정산 대출을 중단해 자금줄은 더 막힌 상황입니다.

이미 선정산 대출을 받은 일부 판매자들은 티몬과 위메프의 상환 지연으로 채권 추심 통보를 받기 시작했고, 납품 대금이나 대출 이자를 마련하지 못해 개인회생 또는 파산 신청을 고민하는 판매자도 있다고 합니다.

한계에 이른 영세 업자가 줄도산하면 금융권 피해도 현실화할 수 있습니다.

판매자들은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저마다 자구책을 마련하는 중입니다.

일부는 회사 측에 내용 증명을 보내 소송 준비에 들어갔고 판매자들이 모여 집단 소송을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자 정부도 본격적으로 대응책을 고심하는 모양새입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언론에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소비자와 판매자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 당국에서 신속히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를 서둘러 진화하지 않으면 소상공인부터 차례로 도산하면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며 "촌각을 다투는 일인 만큼 정부가 신속하게 개입해 대책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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