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백혈병 투병 어린이, 학교 복귀도 장벽…지원책 필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광주전남 소아암협회, 전문가 학교 파견 교육청과 협의

연합뉴스

어린이 환자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백혈병과 싸운 아이들은 교실 복귀 과정에서 또 하나의 벽을 넘어야 한다.

초등학교 4학년 승현(가명)이는 1학년 때 백혈병 진단을 받아 학교를 거의 다니지 못했다.

병과 사투를 벌이다 건강을 어느 정도 회복한 승현이는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등교하기 시작했지만, 요즘은 "학교 가기 싫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백혈병이 전염병이 아니지만 아이들은 혹시나 병이 옮을까 봐 승현이가 쓴 물건은 손가락 끝으로 집으며 접촉을 꺼리는 모습을 보이고, 잘 소통도 되지 않아 승현이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초등학교 3학년 미나(가명)도 다시 학교에 간 뒤 우는 일이 많았다.

투병 생활하느라 짧은 머리에 늘 마스크를 써야 했는데, 그런 미나를 아이들은 "너 남자니?"라고 놀렸다.

초등학교 5학년 영도(가명)는 학교 급식 때문에 불안을 겪고 있다.

백혈병 환아들은 막 조리한 음식을 먹는 '면역 식사'를 해야 하는데, 먼저 밥 먹는 영도를 두고 아이들은 특혜라고 불평했다.

결국 영도는 아이들이 다 밥을 먹고 식당을 떠난 뒤에야 홀로 음식을 먹어야 했다.

이런 일을 겪는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를 보는 부모와 선생님들의 마음은 편치 않지만, 해결은 쉽지 않다.

부모 항의는 자칫 학교폭력 문제로 비화해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선생님 입장에서는 당사자의 문제 제기가 없었는데 선뜻 나섰다가 다른 학생들로부터 역차별의 오해를 받기도 한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광주전남지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혈병소아암 어린이들의 교실 복귀를 돕기 위해 신규 지원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백혈병 투병 어린이가 학교에 복귀할 경우, 전문가를 교실에 직접 파견해 백혈병 소아암에 관한 아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사업을 교육청에 제안할 계획이다.

올해 방학 기간에는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여름 캠프, 청년 자조여행, 체험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제공할 예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투병의 역경을 극복하며 교실에 복귀하는 아이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직접 알고 느끼게 해주는 기회가 필요하다"며 "교육청이 학교 복귀 아이들을 돕는 매뉴얼을 만들고 전문성을 활용해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광주전남지회
[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ch80@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