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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해리스 “트럼프 타입 잘 안다”… 검사 경력 내세워 ‘공격수 모드’ [美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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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본격 선거운동 돌입

“민주당 단결시키고 선거에서 이길 것”

자신 경력 부각 트럼프 범죄 의혹 공격

낙태권·법치주의 등 앞세워 표심 잡기

가디언 “낙태 문제 대선 최대 이슈 부상”

할리우드 스타들 지지 동참도 이어져

오바마 침묵에 일각 “중립 지키려 신중”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하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세계일보

트럼프 vs 해리스 11월5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일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2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우승팀 축하 행사에 참석한 모습. 그랜드래피즈·워싱턴=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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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선대본부 연설에서 “앞으로 다가올 며칠, 몇 주간 나는 여러분들과 함께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이 나라를 단결시켜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고 대권 도전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특히 자신이 검사 시절 성추행 사건을 전담했다고 소개하고 “나는 트럼프 같은 타입을 잘 안다”면서 “이번 선거운동에서 나는 자랑스럽게 내 경력을 그의 경력에 맞서 부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 9월 선고를 앞둔 만큼 자신의 검사 및 판사 경력 등을 부각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범죄 의혹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방검사 시절 부패 사범들을 단죄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석유 산업 로비스트들에게 선거 자금 기부를 요구한 사실을 소개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낙태권과 법치주의 등을 앞세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코너로 몰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대선 레이스 초반부터 낙태권, 민주주의 원칙, 경제적 공정성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약한 이슈들을 통해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려고 했으나 선거전이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와 인지력 논란으로 흘러가면서 수세에 몰렸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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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부통령도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생식의 자유를 위해 싸울 것”이라며 “만약 트럼프가 기회를 얻으면 그는 모든 주에서 낙태를 불법화하는 낙태 금지법에 서명할 것”이라며 낙태권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영국 가디언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나서면서 낙태 문제가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 중 하나로 부상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선언이 이루어진 지 몇 시간 만에 여성 낙태권을 찬성하는 여성 정치인 후보자를 지원하는 정치단체 ‘에밀리리스트’ 등이 해리스 부통령 공식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지속해서 여성의 낙태 권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여성단체들의 지지가 모여들고 있기도 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기 보수 우위로 재편된 대법원이 2022년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무효로 한 뒤 미국 여성계는 지속해서 민주당에 낙태권 보장을 위한 목소리를 내 달라고 요구해왔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라는 종교적 배경 탓에 낙태 관련 언급을 최대한 자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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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임과 함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직 승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사진은 해리스 부통령의 연설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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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부상하면서 민주당 내 유력인사와 의원들에 이어 할리우드 스타들에게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과 해리스 부통령의 출마에 대한 지지가 이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력 비판해온 원로배우 로버트 드니로는 이날 성명에서 “기민한 정치와 이타적인 애국심의 행동으로 조 바이든은 민주당의 재집권을 위한 길을 열어주려 물러났다”고 평가했다. ‘그레이 아나토미’ 등으로 유명한 작가이자 프로듀서 숀다 라임스는 “나는 2016년 해리스가 상원의원에 출마했을 때 지지했고, 부통령으로 나왔을 때도 그랬으며, 오늘도 그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이 나오지 않고 있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다만 NYT 등 일부 매체는 대선 후보로 해리스 부통령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중립을 지키기 위해 나서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NYT는 오바마 전 대통령 측근의 말을 인용해 “(오바마는 자신의 역할을) 후보가 결정되면 당을 빠르게 통합하는 것을 돕는 것으로 여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밈’(meme: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도 유행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해 5월 백악관 연설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너희 젊은이들은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코코넛 나무에서 갑자기 떨어진 것 같니”라고 말한다며 호탕하게 웃었는데 그 장면이 밈으로 만들어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퍼지고 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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