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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긴장 풀고 느긋해져라(relax, chill). 이미 충분히 많은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J D 밴스 부통령 후보와 첫 합동 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다시 한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밀한 관계를 과시했다. 암살 시도 사건 뒤 ‘통합’을 강조했던 트럼프 후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난하며 이전과 같은 날 세운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후보는 20일(현지 시간) 경합주 중 하나인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가진 합동 유세에서 후보 수락 때 과시했던 김 위원장과의 ‘브로맨스’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적대국 정상과도 우호적 관계를 맺어 미국이 안전했다. 김 위원장과 잘 지냈다”며 “편하게 (뉴욕) 양키스 경기를 보러 가자, 야구가 뭔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다만, 이런 대화를 언제 나눴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언급했다. 트럼프 후보는 “시 주석이 (암살 시도 사건 뒤) 아름다운 편지(beatiful note)를 보내 왔다”며 이후 “그는 똑똑하고 강한 지도자”라고 추켜세웠다.
이날 트럼프 후보는 ‘2020년 대선 부정선거’ 음모론을 언급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부르는 등 극단적 언사를 서슴지 않았다. 18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미국 전체를 위한 대통령이 되고자 출마한다”며 통합을 강조한 것과 크게 달라진 것. 그는 “현재 미국은 (지능이 낮은) 바보와 멍청이들이 운영하는 국가”라며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아이큐가 70”이라고 근거 없는 비방을 쏟아냈다. ‘바이든 대선 후보 사퇴’를 주장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겨냥해 “개처럼 바이든에게 대들었다. 그는 빈대처럼 제정신이 아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오른쪽 귀에 작은 반창고를 붙인 채 무대에 오른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내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한다”며 “나는 지난주 민주주의를 위해 총에 맞았다”고 했다. 합동 유세에 나선 밴스 부통령 후보도 “일주일 전 암살범이 트럼프 후보의 목숨을 빼앗으려 했다”며 “지금 미시간에 수많은 군중이 그의 선거 유세를 환영하려고 모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시간주는 대선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경합주 중 하나다. 트럼프 후보가 ‘흙수저’ 출신인 밴스 부통령 후보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도 2016년 대선 승리를 도운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오하이오 등 이른바 ‘러스트 벨트(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미시간주는 최근까지 민주당이 우세했지만,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두고 민주당 안팎에서 균열이 커지면서 공화당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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