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호데이다항구 폭격, "이란에서 무기 들여오는 곳"
전날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서 방공망 뚫려 1명 사망
20일(현지시각) 예멘 홍해 항구도시 호데이다에 있는 유류 저장시설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이어진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자국민이 사상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날 호데이다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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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20일(현지시간)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 관련된 예멘 내 시설을 폭격했다. 하루 전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수도 텔아이브를 드론으로 공격한 지 하루 만의 보복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 이래 이스라엘군이 예멘의 후티를 직접 공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전투기는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 관련 예멘의 시설을 폭격했다. 이스라엘군은 홍해 항구인 호데이타 항구의 가스·석유저장소와 발전소를 표적으로 삼았다. 호데이다 항구는 예멘에 대한 인도적 지원 통로임과 동시에 이란으로부터 무기를 들여오는 루트이다.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요아브 갈란트는 공격 후 "후티는 우리를 200번 이상 공격했다. 우리는 그들이 이스라엘 시민에게 처음 해를 끼쳤을 때 그들을 공격했다. 그리고 우리는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수개월간 후티의 공격이 확대됐지만 이스라엘군이 후티 반군을 공식적으로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루 전 예멘에서 시작된 드론 공격에 대한 보복 성격이 짙다.
1명 사망 10명 부상 등 11명의 사상자를 부른 지난 19일 예멘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부서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커피숍 창문을 통해 사람들이 보이고 있다. 후티 반군은 자신들의 최신 무기가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우회하는데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스라엘군은 인간의 실수로 요격에 실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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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9일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건물을 공격, 1명이 사망했다. 후티는 텔아비브 미국 외교 단지 근처를 드론으로 공격했는데,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뚫리는 일은 드물다. 이스라엘군은 감시팀이 드론을 포착했지만 격추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이스라엘의 예멘 공습은 제3 전선에서 전쟁을 확산하지 않기 위한 절제된 수위로 진행됐다는 평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공격 이후 비상 규정을 강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미 가자 남부전선에서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고 북쪽 레바논의 헤즈볼라와도 끊임없이 총격전을 벌이고 있다. 두 집단 모두 이란의 지원을 받는다.
전직 이스라엘 고위 정보관 대니 시트리노비츠는 NYT에 "우리는 이란의 대리인들을 원하는 만큼 공격할 수 있지만 하마스와의 휴전 없이 전쟁을 끝낼 수는 없다"며 가자 지구 전쟁을 끝내야 후티 등의 공격도 끝낼 수 있다고 밝혔다.
후티 대변인인 나스루딘 아메르는 이스라엘의 폭격 이후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후티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과의 연대를 표시하기 위한 군사 작전의 일환으로 이스라엘을 계속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후티 군 고위 간부인 아베드 알-타우르 준장은 19일 밤 인터뷰에서 "아직 공개되지 않은 무기를 가지고 있다"며 "모든 이스라엘 도시가 이제 우리의 표적이 됐다"고 위협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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