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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 (금)

[비즈토크<하>] HD현대, 함정기술연구소 출범…'방산' 왕좌 겨루는 정기선·김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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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메리츠·한투·하이투자증권 본사 찾아 부동산 PF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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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왼쪽) HD현대 부회장의 HD현대중공업과 김동관 한화 부회장의 한화오션 중 방산 왕좌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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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에 이어

[더팩트|정리=최문정 기자]

◆해양 방산 주도권 놓고 치열해지는 HD현대·한화 경쟁

-이번에는 조선업계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HD현대가 글로벌 함정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네요.

-그렇습니다. HD현대는 최근 손자회사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함정기술센터를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산하 조직 함정기술연구소로 확대 개편했습니다. 미래기술연구원은 HD현대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조직입니다.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부사장은 미래기술연구원장을 역임한 만큼 상당히 중요한 자리에 중요한 인물을 앉힌 셈인데요. 미래기술연구원이 조선 관련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HD현대 전체 계열사 기반 기술을 연구하는 점을 고려하면, 함정 분야에 전동화나 친환경 기술을 접목하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최근 조선업계 분위기가 좋습니다. HD현대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좋은 소식이 들렸죠?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유럽 소재 선사와 1만55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의미합니다. 총 3조6832억원의 대규모 수주 계약인데요. 이번 계약을 계기로 HD한국조선해양은 반년 만에 총 144척을 수주하면서 올해 목표로 설정한 135억달러를 120.5% 초과 달성했습니다. 오는 25일 발표되는 HD현대 올해 2분기 실적에서도 조선 분야와 HD현대마린솔루션 등이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 분사 이후 사명을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변경하고 유가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사례 등 정기선 부회장을 필두로 한 HD현대 성과가 눈에 띄는데요.

-현대중공업에서 선박 애프터서비스(AS) 사업이 분사돼 출범한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대표이사를 지내며 직접 챙긴 업체입니다. 지난해 11월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명칭이 변경된 뒤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습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최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선박 이동 경로 등을 예측하는 기술을 보유한 해운물류 분야 스타트업 기업 씨벤티지와 30억원 규모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하며 기술 확보에 나선 상태입니다.

-HD현대가 함정 연구개발에 힘을 주고 있는데 자연스레 '방산 맞수' 한화 행보도 관심이네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9월 인적분할을 앞두고 있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월 이사회를 열고 인적분할 방식으로 인더스트리얼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신설법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를 설립하고 그 밑에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를 100% 자회사로 두기로 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남은 자회사 한화시스템, 한화오션과 함께 한화그룹 '방산 3사'로 묶여 육해공 방산에 이어 우주항공 사업까지 경쟁력을 확보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9월 인적분할을 단행합니다. HD현대와 한화는 각 역량을 정비하며 방산 분야에 힘을 쏟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오너 3세로서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방산, 특히 해양 방산에서 치열하게 맞붙는 상황이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과 관련해 수년째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입찰 방식을 놓고 각 수의계약, 경쟁입찰을 주장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요. 양측이 서로 고소, 고발장을 제출하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됐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선거 후보 대세론 여파로 방산에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양측이 마주할 전선은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등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MRO 사업에 진심을 드러냈는데요. 본격적인 경영 능력을 입증하고 있는 정기선 부회장의 HD현대와 김동관 부회장의 한화 중 방산 왕좌를 누가 차지할지 향후 행보를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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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소재 메리츠증권과 한국투자증권, 17일에는 하이투자증권 본사 사옥을 찾아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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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점검 나선 금감원…증권가 긴장 고조

-다음은 증권가 소식을 들어볼까요. 국내 금융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를 종식하려 움직임을 보인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최근 메리츠증권을 시작으로 한국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증권사 본사를 찾아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고요?

-네. 금감원은 16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메리츠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본사를 찾아 현장 점검을 했습니다. 17일에는 하이투자증권 본사까지 방문하면서 단순히 한 증권사만 들여다보는 점검이 아님을 증명하기도 했고요.

-금감원이 증권사 본사를 직접 찾은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우선 가장 먼저 금감원 조사를 받은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PF 사업 관리 현황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살펴봤다고 밝혔는데요. 부동산 PF 사업 관리가 특정 증권사만이 하는 사업이 아니라, 복수의 증권사들의 보편적인 사업인 만큼, 메리츠증권 외에도 조사 대상 기업이 확대될 것 같다는 전망도 제시했습니다. 점검 결과는 모든 조사가 끝난 뒤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는 추측도 내놨습니다. 이번 주 금감원의 본사 방문조사를 받았던 한국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도 비슷한 맥락으로 답변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금감원의 이번 조사가 지난 5월 발표한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의 후속 조치라는 평가가 지배적인데요. 당시 금감원은 증권사를 포함한 국내 금융사들의 자체 평가 기준이 PF 등의 특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해 평가 기준을 강화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렇다 보니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금감원의 현장 점검이 전체 증권사로 확대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인데요. 이복현 금감원장이 지난 3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부동산 PF 등 손쉬운 수익원만 찾던 증권업계 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 만큼 부동산 PF에 취약한 증권사뿐만 아니라 모든 증권사를 대상으로 사업성 점검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장 점검 대상이 전체 증권사로 확대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등 평가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앞서 신협, 저축은행, 캐피털사 등 다른 금융사들의 본사를 찾아 현장 점검을 이행했기 때문에 전체 금융사 중 일부 금융사만을 선정해 보다 세밀한 조사를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입니다.

-그렇군요. 올해 증권사들은 정부의 밸류업 기조나 미국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반도체주 강세 등에 따라 리테일 부문 수익이 오르면서 전반적인 실적 개선세가 전망되고 있는데요. 다소 지지부진한 부동산 경기 탓에 마냥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금감원이 본격적으로 현장 조사에 착수한 만큼 증권사들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이네요. 지켜봐야겠습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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