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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 (금)

"불 꺼진 타임스스퀘어·테슬라 공장은 발작"…전 세계 강타한 'IT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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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산업과 서비스 분야서 피해 속출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미국 사이버 보안 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배포한 보안 프로그램이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운영체제(OS)와 충돌하면서 발생한 'IT 대란'으로 주요 산업과 서비스 분야에서 큰 피해가 잇따랐다.

20일 AP,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으로 18일 오후 7시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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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시민들이 통신 중단 문제로 대형 전광판이 꺼진 거리를 걷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결함으로 전 세계 공항, 병원, 호텔 등에서 피해가 속출하는 IT 대란이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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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새벽 뉴욕 맨해튼의 명소인 타임스스퀘어의 대형 전광판들이 하나둘씩 블루스크린이 됐다가 꺼져버리는 등 'IT 마비' 피해가 확산하기 시작했고, 국가와 기업을 가리지 않고 피해가 속출했다.

항공 서비스도 대혼란에 빠졌다. 항공 분석 회사인 '시리움'에 따르면, 19일 전 세계에서 예정된 11만개 이상의 상업 항공편 중 5000여 개가 취소됐다. 취소 항공편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 어웨어'에 따르면, 이번 IT 대란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항공사는 델타항공이다. 이 회사는 항공편의 20%를 취소했다.

온라인으로 티켓 발권과 체크인이 되지 않으면서 미국과 싱가포르, 독일, 네덜란드 등 전 세계 주요 공항에서는 수기 탑승권이 발행되고 있다. 시간이 걸리는 수작업으로 인해 항공기 운항의 연쇄적인 지연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항공기와 지상관제센터 간 통신 장애와 전산망 마비 등으로 항공기 이륙을 중단하거나 항공편을 취소한 공항과 항공사들이 속속 운항 재개에 나서고 있으나, 항공 여행 차질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기관도 피해를 입었다. JP모건체이스, 노무라홀딩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직원들은 회사 시스템에 일시적으로 로그인을 할 수 없었다. 하이통증권의 거래 시스템은 3시간 동안 먹통이었다. JP모건체이스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장애를 일으켜 이날 밤부터 정상 작동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뉴스서비스인 RNS는 한때 작동을 멈췄고, 호주 최대 은행인 커먼웰스 은행은 이체 서비스에 문제를 겪었다.

의료 영역에서는 응급 진료 등이 차질을 빚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응급 구조 서비스인 911 신고가 먹통이 되고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등 일부 병원은 비응급환자의 병원 진료를 제한했다. 일부 헌혈 센터는 항공편 지연으로 혈액을 제때 배송하지 못하자 도로 배송 시스템을 긴급 가동했다. 영국에서는 공공의료 국민보건서비스(NHS) 시스템 마비로 의사들이 환자 진료 기록을 열람하지 못했고, 네덜란드와 독일 등에서는 예정된 수술이 취소되기도 했다.

물류, 자동차 업체들도 피해를 봤다. 글로벌 해운사인 머스크는 단말기가 몇 시간 동안 먹통이었다고 밝혔고, 미국 철도회사 유니언퍼시픽도 일시적으로 장애를 겪었다고 전했다. 르노는 부품 공급업체들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지 못해 프랑스 북부 모뵈주와 두에에 있는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해야 했다.

테슬라의 일부 생산 라인도 멈췄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것(IT 대란)이 자동차 공급망에 발작을 일으켰다"고 했다. 인도 최대 자동차 제조 업체 마루티 스즈키도 생산 및 배송을 잠시 멈췄다.

MS의 클라우드를 쓰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피해도 속출했다.독일 내무부, 아랍에미리트 외무부, 뉴질랜드 의회가 IT 시스템 작동에 문제가 있었다고 알렸다.

이번 세계 IT 대란의 직접적인 원인은 보안 프로그램 업데이트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였다. 미국 사이버 보안 업체 크라우드 스트라이크의 보안 프로그램 '팰컨 센서'가 업데이트되면서 MS의 윈도 시스템과 충돌했는데, 이 충돌이 세계 여러 기관과 기업의 시스템 서버 역할을 하는 MS 클라우드(애저) 상에서 발생하면서 피해가 커졌다. IT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몇 주가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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