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06 (금)

'3차 대전 임박했다?'…전 세계 덮친 IT 대란에 음모론 확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19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공항 제2터미널에 설치된 항공편 정보를 보여주는 화면이 IT 장애로 블루스크린으로 표시됐다./AFPBBNews=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차 세계대전이 임박했다."

"세계경제포럼이 배후에 있다."

사이버 대란이 전 세계를 덮치면서 공포 조장에서 엘리트 집단에 대한 공격까지 각종 음모론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잘못된 정보가 확산하지 못하도록 막는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전 세계를 강타한 이번 IT 대란은 미국의 IT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타라이크의 보안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운영체제(OS)와 충돌을 일으킨 게 원인이 됐다. 이에 따라 MS 클라우드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전 세계 항공편 운항과 은행, 통신 서비스 등이 마비됐다. 조금씩 복구되곤 있지만 완전히 정상화되는 데까진 며칠 혹은 몇 주가 걸릴 수 있단 전망이다.

예고 없이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이버 장애가 터지자 SNS에선 즉각 음모론이 확산했다. 엑스(옛 트위터)에는 근거 없이 종말론적 이야기를 퍼뜨리는 게시물들이 쏟아졌다. 세상이 사악한 세력의 공격을 받고 있단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한 이용자는 "어딘가에서 3차 세계대전은 사이버 전쟁이 될 것이란 글을 본 적이 있다"면서 전쟁이 임박했다고 주장했다.

세계경제포럼(WEF)과 연관 짓는 허황된 소문도 퍼졌다. 이번 사고가 WEF가 예전부터 계획했던 공격이란 주장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사이버 공격의 가능성을 경고하는 WEF의 과거 영상을 가져다 올리며 신빙성을 부여하려 애썼다고 AFP는 지적했다. WEF는 글로벌 문제 해결이란 명목 아래 사적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엘리트 집단이란 꼬리표를 달면서 오랫동안 음모론의 표적이 되어왔다.

전문가들은 온라인을 통해 허위 사실이 빠르게 퍼지면서 혼란을 더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허위 정보 모니터링 회사 사이아브라의 라피 멘델손 부사장은 "이런 사건의 독특한 점은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메시징 앱이 문제 상황을 빠르게 퍼뜨리고 그와 관련된 갖가지 추측들까지 동시에 급속 확산한다는 점"이라면서 "정보 생태계의 불안정한 특성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 플랫폼에서 허위 정보가 바이럴 내러티브로 변질할 수 있다는 얘기"라면서 "그런데도 기업들은 콘텐츠 검토 기능을 축소하고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계정을 복원해왔다"고 지적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