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계 슈퍼모델 벨라 하디드가 등장하는 클래식 SL 72 스니커즈 광고. X(트위터) 캡처 |
독일의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모델 벨라 하디드를 신발 광고에 기용했다 이스라엘의 반발에 광고모델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20일(현지시간) 독일의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등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최근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클래식 'SL72' 스니커즈를 재발매했다. SL72는 1972년 뮌헨올림픽 당시 아디다스가 내놨던 스니커즈다.
이 스니커즈 광고에는 하디드가 이스라엘 국기 색의 유니폼을 입고 시상대에 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아랍계 남성이 검은 꽃다발을 왼손으로 치켜드는 장면도 나온다.
1972년 뮌헨올림픽 당시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은 팔레스타인 ‘검은 9월단’의 테러에 희생된 바 있다. 아디다스는 SL72 광고를 내면서 이같은 사건을 부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측은 이같은 맥락이 있는 상품을 재출시하면서 팔레스타인계 하디드를 모델로 쓰는 것이 적절했냐고 항의한 것이다.
하디드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발표했을 때도 항의 시위에 참가했다. 그는 2020년에는 인스타그램에 아버지 여권 사진을 올리며 ‘팔레스타인에서 출생’이라고 적었다가 삭제되자 항의한 적도 있다. 그의 아버지는 팔레스타인 출신의 부동산 개발업자였고 어머니는 네덜란드 출신 모델이었다.
독일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은 해당 광고가 공개되자 X(트위터) 계정에 “하디드와 그의 아버지는 반유대주의적 비방과 음모를 자주 퍼뜨렸다. 아디다스는 더 할 말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친이스라엘 단체인 미국유대인위원회 또한 “아디다스의 시대착오적 광고 캠페인”이라고 했다.
아디다스는 이같은 비판 여론이 일자 성명을 통해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과 연결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화나 고통을 준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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